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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랑하는 사람보다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픈 이야기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허물 없이, 서슴없이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 이런 저런 이야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 또 위로 받을 수 있는 친구, 나의 속내를 가식없이 들어내도 괜찮은 편안한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괴테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 인간 답게 사는 것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것은 매일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시 한 편을 읽으며, 훌륭한 그림 하나를 보는 것. 게다가 가능하면 ‘이치에 맞는 말 몇 마디'면 충분하다. 우리가 <스카이 캐슬> 드라마에 열광했던 것은 당연한 몇 마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잠깐 되돌아보게 하였기 때문이다.

▪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엄마 아빠는 날 사랑한 게 아니라 하버드생 ○○○를 사랑한 거겠지.”
▪ “세상이 왜 피라미드야? 지구는 둥근데 왜 피라미드냐고!”
▪ 친구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는데, “이 기회를 틈타 내신 성적을 올리라”고 하는 부모에게 아이가 말한다. “○○는 내 친구라고요, 내 친구! 친구가 억울하게 잡혔는데 지금 내신등급 올라가게 공부만 하라고요?”

나는 어제 <프로젝트60>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스타일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를 노래하는 싱어송 라이터 정진채를 초대했는데, 모두들 그에게 반했다. 모임의 주제는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의 <취하세요>였다. 그가 이 노래에 곡을 붙였다. 유튜브로 들어 보시기를 권한다.

취하세요/샤를르 보들레르(번역 박한표)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이것이야 말로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그대의 허리를 땅으로 굽히게 하는 무서운 시간의 중압을 느끼지 않게 하는 유일한 과제이다.
쉬지 않고 취해야 한다. 무엇으로 취해야 하나요? 와인, 시(詩), 혹은 가치, 아님 당신 마음대로. 하여간 취하세요.

그리하여 당신이 때로 고궁의 계단이나 도랑의 푸른 잔디 위에서 또는 당신 방의 삭막한 고독 속에서 취기가 이미 줄었든가 아주 가버린 상태에서 깨어난다면 물으시오.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벽시계에서, 달아나는 모든 것, 탄식하는 모든 것, 구르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 물으시오. 지금 몇 시냐고.

그러면 바람은, 별은, 새는, 벽시계는 대답할 거다. "지금은 취할 시간이다! 당신이 시간의 학대 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세요. 쉬지 않고, 취하세요! 와인으로, 시(詩)로, 또는 가치로, 아님 당신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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