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은 2020년도 1월 마지막 날이다. 그런데 원래가 '근거 없는 낙천주의자'인데, 나는 요즈음 약간 두렵다. 지금 살아가는 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미래가 두렵다. 호주 산불같은 기후 이상현상과 지구 환경, 올 겨울에 눈이 안 오는 지구 온난화, 더 두려운 것은 창궐하는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게다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기술이 만들어가는 이 세상, 자신들의 사적 욕망으로 눈 앞의 이익만 쫓는 기득권 세력들이 두렵다 못해 무섭다. 마지막으로 내가 크게 할 일이 없다는 무기력까지 겹쳐 무섭고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쓸 것이다. 인문운동가로 '꾸준하게' 세상을 '필링(peeling)'할 것이다. 인문학으로 힐링을 이야기 하기보다, 오히려 세상의 '가면'을 벗기는 필링을 할 것이다..
1. '병적인' 해외여행 남용으로 인한 에너지 남용
2. 지나친 야생동물의 학대를 통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창궐
3. 화석 에너지의 지나친 사용을 통한 호주의 산불이 일으키는 지구의 재앙
이런 순서로 금, 토, 일 동안 아침 글쓰기를 할 생각이다. 오늘 아침 주제는 SNS에서 만난 <경향신문>의 한 컬럼에서 시작한 사유이다. 고금숙이라는 실명과 함께 자신을 플라스틱 프리 활동가라고 소개하면서, "난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제목을 달았다. 무슨 말인가 궁금해 읽으면서,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녀는 "전치 3개월의 몸으로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독자였다"고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해외 여행을 필요 이상으로 떠나고, 또 그것을 자랑하는 해외 여행 중독자들을 본다. 왜 그럴까? 물론 우리 사회의 구조 문제도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개인적으로 '지금-여기'보다 '과거 또는 미래-저기'에 시선을 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제로 그녀는 "숨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온 범고래처럼,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디라도'의 공기를 마셔야 살 것 같았다"고 했다. 사실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이 심하다. 숨이 막힐 정도이다.
물론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삶의 통찰력을 많이 얻는다. 그녀가 소개한 제임스 조이스의 말에 나도 동의한다. "상상력이란 기억이다"(제임스 조이스). 그녀는 여행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행이 주는 보상이다. 다른 삶을 엿보고, 내 현재의 삶을 뒤돌아 보게 한다. 그리고 여행은 '지금-여기'서 아픈 삶을 치유해 줄 수도 있다. 알베르 까뮈의 여행에 대한 정의를 난 좋아한다. "여행이란 정신의 위생이다." 그녀에게 여행의 이유는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갈 깜냥을 얻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가를 얼마나 많이 치르는 지 우리는 잘 모른다.
문제는 이 거다. 솔직히 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몰랐고,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이탈리아까지 왕복 비행기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은 800Kg과 서울시 에코 마일리지에 나온 우리 집 1년간 탄소 배출량 역시 800Kg으로 동일하다." 이 말은 그녀가 목욕하고 밥 해먹고 인터넷에 연결하거나 난방 에어컨 등을 틀어 여자 두명의 삶을 떠 받친, 전기 수도 도시 가스의 모든 에너지가 항공 여행 한 방에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 글을 읽고, 나는 내 라이프 스타일을 되 돌아 보고, 내가 하루에 사용하는 에너지와 그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용되는 원료 그리고 내가 버리는 쓰레기와 동네 골목에 버려진 쓰레기들에 관심을 가져 보았다. 그래 그녀의 글을 오늘 아침 다시 읽고, 몇 가지를 인문운동가로서 공유하고자 한다.
▪ 기후위기 행동을 촉구하며 '결석 시위'를 이끈 스웨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 그 소녀의 나라 스웨덴 국민의 23%가 기후 위기를 걱정해 항공 여행을 줄였다.
▪ 2018년 한국인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4위로 세계 평균보다 2,5배 많다.
▪ 2017년 전 세계에서 비행거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은 항공사가 바로 대한 항공이었다.
▪ 비행기 이착륙 때 최대 25%의 연료를 소비하므로 단거리 비행은 되도록 피한다.
▪ 항공여행에서 나온 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심는 프로젝트에 기부한다.
▪ 제도적으로는 프랑스처럼 항공여행에 3-10%의 환경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있다.
어쨌든, 그녀가 결론으로 인용하고 있는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찾는 것"이다. 그 길은 해외여행만이 아니라, 지금-여기 우리의 일상에서도 가능하다. 어쩌면 그 '다른' 길을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왜 올 겨울은 눈이 안 오는가? 왜 '우한 폐렴"같은 바이러스가 역병으로 창궐하는가? 왜 호주의 산불은 안 꺼지고 계속 되는가?
나부터, 내 일상부터 후세들을 위해 이 지구를 아껴야 한다. 우리 자식들을 위해, 이 지구를 지나치게 '가불해서' 쓰면 안 된다. 물론, 오늘 아침 이야기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산업이 위축되어 경제가 잘 안 돌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생태의 파괴로 나타나는 이상 기후가 점점 무섭게 다가오니, 이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늦지 않게 되돌아 봐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글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나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살기로 다짐한다.
나무 한 그루가 한 일/이재무
강물 내려다보이는 연초록뿐인 언덕 위의 집
홀로된 노인 과실수 한 그루 구해 심으니
바람 몰려와 우듬지 흔들다 가고 햇살 잎잎마다 매달려 잉잉거린다 가지 끝 대롱대롱 빗방울 무수한 벌레들의 남부여대 껍질 속 세 들어 살고 꽃 피자 벌 나비 붐비고 구름 커튼 두껍게 그늘 치고 불콰한 노을 귀가에 바쁜 걸음 문득 멈추게 하고 이슬 내린 밤 열매의 소우주에 둥지 틀다 가는 별과 달
나무 한 그루 불쑥 들어선 이후
강물 눈빛 더욱 깊어지고
갑자기 살림 불기 시작한 언덕
부산스레 허둥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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