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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 다워야’ 살아남는다.

1865.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7일)

 

오늘 아침 화두는, 트랜드 연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낸다"와 정체성 사회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 다워야’ 살아남는다"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내일을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김교수는 한 인터뷰에 실제로 이렇게 말한다. "네. 저는 그 말을 믿어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 않습니까(웃음). 오래 변화의 추이를 관찰하고 훈련해온 바에 의하면, 인간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냅니다. 다만 자신의 일의 유통기한이 끝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피보팅(Pivoting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방향 전환)’을 권유하죠.” 그리고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행복연구의 대가인 최인철 교수가 그러더군요. '행복하려면 정체성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한 바구니에 담으면 깨지면 그만이잖아요. 예측불허가 일상화되니, 어느 날 내 정체성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 확률도 높아졌죠. 결국 엔잡, 멀티 페르소나가 다 나노 사회로 연결돼 있어요.”

나와 비슷한 연배인 그는 나와 세계관이 비슷한다.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하자, "마지막으로 변화무쌍한 이 시대를 헤쳐 가기 위해 개인과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해야할 지 조언을 부탁합니다." 김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건 가설검증 능력입니다. 자잘한 시도로 가설을 시뮬레이션하고, 실패를 통해 역량을 키워야죠. 개인은 ‘열심히 사는 나’와 동시에 그걸 ‘지켜보는 나’를 만드세요. 메타 인지로 스스로를 관찰하고 질문해야 합니다. ‘왜 달려가지?’ ‘왜 멈춰섰지?’ 연구해보니 아는 건 어렵지 않아요. 실천이 어렵죠. 제가 건강이 나빠진 후 내린 결론이 있어요. ‘통증이 스승이다’. 과식, 술, 자세… 옛날 습관으로 돌아가면 고통이 반복되니, 결국 통증 때문에 나를 바꿔요. 어쩌면 혁신의 최적 타이밍은 어쩔 수 없이 강제된 바로 그때입니다.” 그 외 그가 인터뷰에서 한 몇가지 키워드를 빼 보자. 
(1) 가설 검증과 그 능력을 키운다. 그건 역지사지 하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까?’를 살펴보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거다.  게다가 자잘한 시도로 가설을 시뮬레이션하고, 실패를 통해 역량을 키우는 거다.
(2) ‘열심히 사는 나’와 동시에 그걸 ‘지켜보는 나’를 만들고, 메타 인지로 스스로를 관찰하고 질문한다.
(3) 아는 건 어렵지 않아요. 실천이 어렵다. 건강이 나빠지면 그걸 그 때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때도 늦지 않다. 혁신의 최적 타이밍은 어쩔 수 없이 강제된 바로 그때, 즉 아파서 통증이 올 때이다.

‘고진감래’를 믿지 않기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도, 우리들의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 집단의 일원에서 슈퍼 개인으로의 ‘각성’ 속도가 너무 빨라 ‘나 다움’의 N차 분열 상태에 있는 우리에게 김난도 교수는 조언한다. 안정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려면 ‘정체성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는 안 된다’고. ‘나 다움의 총량’을 늘이기 위해, 우리는 드넓은 피드백 풀에서, 여러 개의 낚싯대를 드리운 채, 쉼 없이 노를 저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수시로 ‘컴포트 존’을 벗어나 ‘나 다움’을 테스트하는 이 변화지향적인 학자이다.  어쨌든 “정체성 사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는 가장 ‘나 다워야’ 살아 남는다”는 주장이다. 몇 가지 더 생각할 거리는 블로그로 옮겨 공유한다. 올해부터는 페이스 북과 카톡에는 글을 짧게 올리기로 했다. 시간이 되시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은 나의블로그로 따라오시면 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김난도 교수는 자신을 '“순두부 멘탈'이라 했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크게 깨지기 전에 미리 보험을 든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 그래 오늘 아침 시는 이상국 시인의 <나도 보험에 들었다>이다. 사진은 지난 연말에 크게 비우고, 잘 쉬다 온, 지인의 리조트이다. 멀리 보이는 산이 제주 산방산이다.


나도 보험에 들었다 / 이상국

좌회전 금지 구역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택시기사가 핏대를 세우며 덤벼 들었지만
나도 보험에 들었다
문짝이 찌그러진 택시는 견인차에 끌려가고
조수석에 탔다가 이마를 다친 남자에게
나는 눈도 꿈쩍하지 않고
법대로 하자고 했다
나도 보험에 들었다
좌회전이든 우회전이든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나의 불행이나 죽음이 극적일수록
보험금은 높아질 것이고
아내는 기왕이면 좀더 큰 걸 들지 않은 걸 후회하며
그걸로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가구를 바꾸며
이 세계와 연대할 것이다
나도 보험에 들었다


나는 김난도 교수의 인터뷰에서, 내가 늘 바라던, 인문 정신을 읽었다. 인문정신은 '아파도 당당하다.' 문제가 있다면, 대충 관념적으로 장난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의 길은 아프다. 아파야 살아있는 것이다. 안 아프면 죽은 것이다. 삶은 원래 아픈 것이다. 그러니까 살아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이 다 힘든데도 버티며 사는 것이다. 삶이 그렇게 아픈 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려고 자꾸 연어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힘들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방향을 선택하면 강물에 휩쓸려 내려간다. 그것은 살아도 죽은 것이다.  왜? 죽은 물고기만 내려가니까. 우리에게는 두 가지 현실이 있다. 극복해야만 하는 현실, 순응해야만 하는 현실. 그런데 순응해야 하는 현실은 죽은 것이다. 그의 이야기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1) 세상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정말 그런 것을 피부로 느낀다. ‘소비자를 생각하라.’ 독자를 알아야 상품이 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타깃이 예비 사장인지, 직장인 후배인지, 청춘인지, 여성 독자인지… 독자에 따라 주어와 서술어를 다 바꾸라고 했다. 네 위주가 아니라 소비자 위주로 단어도 조사도 다 바꾸어야 한다는 거다. 권력의 중심이 소비자에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 "트렌드는 사라지지 않아요. 일상이 될 뿐이죠." 트랜드를 읽어야 한다. 2022년 도 트랜드에 나오는 잘 모르는 용어들은 블로그로 옮긴다. 빨리 이해가 안 되는 단어들을 우선 나열한다. 나노 사회, 라이크커머스, 러스틱 라이프, 바른생활 루틴, 머니러시 등이 생소한 언어들이다. 그리고 다음 문장도 이해가 쉽지 않다. "수입의 파이프 라인에 몰두하는 ‘머니러시’ 현상은 ‘빚투’와 ‘영끌’로 표현되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만들어냈다. 미술품, 저작권, 공모주, NFT 등에 투자 열풍이 일고 동학개미와 서학개미가 깃발을 들고 일어났다. 돈이 더 필요한 이유는 사고 싶은 게 많기 때문이다.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명대로 어린 시절 죄책감 없이 고가품을 경험해본 세대는 그 눈높이를 낮추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소비하는 인간’으로의 정체성은 얼마나 짜릿하고 달콤한가." 그리고 
헬시 플레처 트렌드, 길티플레저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아닌, 네러티브 자본, ‘엑스틴'의 귀환, 메타버스,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나노 사회와 현재의 즐거움, 머니러시와 진성성이 믹스된 사회, 엑스틴과 MZ의 협업 등이다. 주말에 시간을 내 용어들을 찾아 볼 생각이다. 오늘은 나열하는 것으로 그친다.

(3)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 따라서 자본이 있든 없든 변화는 기회이다. 계속 노를 저어야 한다. "노를 저어야 제 자리를 지켜요. 제 자리 지키는 것도 안간힘이 필요한 시대죠. 안 그러면 유속이 빨라 순식간에 떠내려가요."

(4) “네. 저는 사소한 선택도 테스트를 거쳐요. 자동차를 산다고 해도 먼저 ‘렌트’ 해서 승차감도 맛보고 트렁크에 짐도 실어봐요. 테스트해서 결론을 내면 흔들리지 않고 쭉 가요. 집에서 학교 오는 길도 A 코스와 B 코스를 다 가보고 시간 재서 1분이라도 빠르면, 그 길로 가요.” 머릿속 시뮬레이션이 안 맞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거기서 인문 정신을 읽는다. 그런 정신을 키우는 인문학은 삶의 지도를 그리는 행위이다. 적당히, 대중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인생에 대한 탐구를 대충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죽는다. 죽음에 대해 탐구 없이 이 생사의 바다를 건너갈 길은 없다. 죽음을 탐구하면서 사람이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인문학은 대충대충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어 본다. "구글의 혁신가 알베르트 사보이아도 ‘생각랜드’에서 오래 머물지 말고 시장에 나가 테스트부터 해보라더군요"라고 기자가 말하니까, 김교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옛날엔 사회가 안정적이라 내가 지금까지 한 성공과 실패 체험이 오늘과 내일에 적용할 수 있었죠. 지금은 아니에요. “이 시점에 이게 맞나?’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뇌피셜’이 안 통하니 해보는 수밖에 없어요.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요. 빅데이터 접근은 못 해도, 데이터 수집은 가능하니까.”

(5) 그리고 기자가 "그 과정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는 않는지요?"라고 묻자, 그는 “의사결정에는 ‘무엇이 베스트다’도 중요하지만 ‘무엇은 아니다’도 중요해요. 막연한 로망을 가진 것보다, 해보고 아니면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죠. 제일 나쁜 게 머릿속에서만 ‘이러면 어땠을까’로 남는 겁니다. 25년 출근길이지만 코로나 상황, 교통 상황이 바뀌면 그에 따라 실험도 해보고 시간도 재보는 거예요. 그러면 작게라도 실증 데이터가 나오죠. 친구들은 제 방식에 손사래를 쳐요. “그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냐?” 저는 그래요. “피곤하면 너는 살던 대로 살아라!” 저도 아이패드, 태블릿 써봤지만, 신문 보고 메모하는 게 더 맞아서 직접 손으로 써요. 라이프스타일은 괜찮습니다. 비즈니스는 다르죠. 변해야 할 것과 안 변해도 되는 것을 구분해서 행동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