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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아베 마리아>를 선물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침에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읽었다. 검사는 검찰을 반성하지 않고, 판사는 농단을 반성하지 않고, (…) 공인은 반성하는 법이 없다. 그래 오늘은 시부터 공유한다. 내가 좋아하는 김수영 시인의 시이다.

절망/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절망하지는 말자. 다만 걱정되는 건 '정치 혐오'이다. 그러면 공인들은 더 반성하지 않는다. 그 독버섯은 혐오를 먹고 자란다. 어쨌든 절망하지 말자. 오늘 아침 시어처럼, "바름은 딴 데서 오고/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온다. 지금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집단'과 싸워야 한다. 딱 두 마디만 하고 정치 이야기는 그친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사법부 구성원들의 보수성과 '도련님' 의식은 제도로 고쳐야 한다.

오늘 아기 예수가 세상의 빛으로 오신 성탄절이다. 어제 수녀 누님이 카톡으로 김석주 신부님의 강론을 보내주셨다. 다음 다섯 가지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1) "살아있는 구유를 방문하자." 나를 반성했다. 그래 어제 점심에는 1년 동안 늘 맛있는 밥을 해 주신 식당 아주머니에게 와인 한 병을 선물했다. 감사하다. 그냥 '가짜' 구유 방문하며, "축제의 소리보다 사랑의 향기가 나는 따뜻한 성탄"을 실천하고 싶었다. 성탄은 그냥 이벤트나 축제가 아니다. 낮은 곳으로 아기 예수가 오신 것처럼, 나 보다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생각하는 말로 이해했다.

(2) "나의 삶의 자리라는 현실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니 자기가 있는 시 공간을 존중하고,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 정부나 행정 기관의 부탁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했다. 그래 성탄 미사를 드리지 못했다. 그 놈의 코로나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있는 시 공간, 현실을 중요시해야 한다. 방역하여야 하니까. 내가 확진 자가 되면 다른 많은 이들을 괴롭히니까.

(3) "구유는 성탄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구유는 비참한 현실에 있는 이들의 마지막 선택이며, 하느님의 보호이다." "가난한 형제는 우리가 연대하며 다가가야 할 성탄 구유이다. 이것이 살아 있는 성탄 구유이다. 우리가 구세주를 진정으로 만날 수 있는 성탄 구유는 가난한 이들이다"고 말씀하신 성 프란치스의 말씀이 좋았다.

(4) "마리아를 통하여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그리스도께서 믿음을 통해 내 마음 안에 탄생하지 않으신다면 성탄은 나에게 하나의 축제이고 공휴일로 기억될 뿐이다. 성탄은 산타 클로스가 오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오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처럼 모든 이를 기억하며,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그 정신을 믿고,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을 늘 지니고 절망하지 말고 믿어야 한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포기하지 말자.

(5) 사랑 가득한 성탄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주변에 고생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면서, 축제의 소리보다 사랑의 향기가 가득한 따뜻한 성탄이 되도록 오늘 하루를 보낼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신경 써서, 저녁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가시는 분께 와인을 한 병 드릴 생각이다.

일년 동안 함께 한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는 <아베 마리아>를 선물한다. 크리스마스의 노래가 Ave Maria이기 때문이다. ,아베 마리아>는, 루가 복음(1:39-56)에 의하면, 세레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한 인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성모송의 라틴어 기도문을 여러 음악가들이 가사로 붙인 곡을 말한다. 내가 알고 있는 3대 아베 마리아는 다음과 같다. https://youtu.be/lXCZySSqz-s
- 슈베르트
- 카치니(바빌로프)
- 샤를르 구노

의미도 잘 모르고 어린 시절부터 암송하던, 한국어의 성모송을 다시 적어 본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기도 첨가: 성모님! 학창시절에 시국 문제는 외면하고 시험공부만 파고든 그리고 부모의 재력과 치맛바람으로 고시에 통과한 '똑똑하기만' 한 우리 사법부의 구성원들을 저를 대신해서 "지금 그리고 그들이 죽을 때에 그들의 죄를 대신 빌어주소서. 검사니, 판사니 하는 그들은 사회적 약자나 소외 계층의 어려움을 모릅니다. 용서해 주세요. 양심을 잊고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법 정신과 국민 정서를 잊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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