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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인문운동가의 시대정신

"임중도원", 내 마음을 담은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교수신문이 올해(2018년)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선정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으로, 지금의 시대 상황을 요약한다.

요즈음 보수 언론과 보수야당이 그리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보면, 정부가 하는 건 모두가 잘못 투성이고 우리 사회와 경제는 당장 내일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처럼 호들갑입니다.

그러나 이 사자성어가 뽑힌 것을 보면, 그들의 호들갑이 우리 사회의 말 없는 다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루어 놓은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실망감도 부분적으로 담겨져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개혁을 수행해 달라는 기대를 더 크게 담고 있다.

다음과 같이 개혁작업에 대한 지지 의사가 주류였다고 전한다.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짐이 무겁다."

"방해하는 기득권 세력은 집요하고 조급한 다수의 몰이해도 있겠지만 개혁 외에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주장한다."

임중도원은 <논어>에 낭나오는 말이다.<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토론(논)하고 대화한 내용(어)을 담은 책이다.<논어>에서 증자의 어록은 공자 다음으로 많다. 그가 스승의 학문을 공자의 손자에게 전수해 유학의 흐름을 잇게 했다.
* "나는 하루에 세 번 반성한다."
* "새가 죽을 때는 울음이 슬프고, 사람이 죽을 때는 말이 착하다."
* "글로써 친구를 만나고 교유관계가 덕을 높인다."

증자는 <논어> "태백"편에서 이런 말도 했다. "선비는 뜻이 넓고 굳세어야 한다. 짐이 무겁고 길을 멀기 때문이다. (하사불가이불홍집, 임중이도원)

2018년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임중도원"이 여기서 나왔다.

문재인 정부 2년차를 평가하면서 남북관계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바람을 이 말에 담았다. 작년, 문재인 정부의 첫해 사장성어는 '파사현정'이었다. 잘못된 것을 깨뜨리고 올바름을 구현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임중도원은 파사현정과 비교할 때, 기대는 여전하지만 안까까움이 묻어난다는 것이다.박근혜 정부 시절의 권력 농단을 풍자한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나 "혼용무도(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와는 크게 비교된다.

'임중도원'을 다산은 이렇게 풀이했다고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가려면 역량과 함께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논어고금주>) 서두를 것 없다.

증자의 계속된 말을 들어보자. "덕을 임무로 삼았으니 무게는 견딜 만하고, 죽을 때까지 할 일이니 진전이 더디어도 괜찮다.(인의위기사 불역중호 사이후기 불역원호)"

임중도원,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개혁이 중단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는 당부이다.나도 그런 마음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조급해하고, 가짜 뉴스에 속고 있다.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짐이 무겁다.

언론의 문제가 심각하고, 그런 자극적인 보도에 혹하는 일반 대중이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방해하는 기득권 세력은 집요하고 조급한 다수의 몰이해도 있겠지만 개혁 외에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주장한다.

전호근(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 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길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중도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의도도 있다.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를 바라며 정부의 안일한 행태를 꼬집는 부분도 있다.그 외의 후보에 오른 사자성어들을 살펴본다.

* 밀운불우(2006년 사자성어):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남북정성회담과 적대관계 종결,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성장  등 대단히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 같다.

* 공재불사: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 나는 이 사자성어가 제일 마음에 든다. 계속 개혁에 매진해 주기를 마라는 마음과 행여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효과가 날 것이란 집단 최면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걱정 스런 마음 둘 다 담고 있는 것 같다.

* 운무청천: 구름과 안개를 해체고 푸른 하늘을 보다.

* 좌고우면: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본다.

참고로 이명박 정부의 첫 해인 2009년에는 "방지곡경(바른 길을 따르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일을 추진한다.)였고,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의 '도행역시'나 2015년의 '혼용무도'도 당시의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해 준다.

#인문운동가박한표 #임중도원#2018교수신문이뽑은사자성어 #개혁은계속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