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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백구과극白駒過隙

'참나'를 찾는 여행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말이 문틈으로 지나가다''라는 뜻이다. (<장자 외편 지북유>) 얇은 두께의 틈새를 보통은 극(隙)이라 한다.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고 있는 것은 마치 흰 말이 달려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얼핏 보는 것과 같은 순간일 뿐이다. 아니면 아침에 잠깐 매달린 고드름같은 것이 우리 삶이다.
벌써 올해도 다 지나간다.

人生天地間 若白駒之過隙 忽然而已
인생천지간 약백구지과극 홀연이이

장자에 의하면 우리의 일생은 고작 이 찰나적인 간격을 흰 말이 지나치는 그 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장자철학의 핵심은 이 한 구절의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장자가 살았던 자유롭고 투철한 삶은 모두 '인생 짧다', '금방 죽는다'는 죽음에 대한 진실한 인식을 기초로 한다. 장자가 말하는 무한 확장, 적후지공, 절대 자유들은 모두 금박 죽는다는 무서운 체득에 푹 빠졌다가 건진 결과이다.

<장자>의 "소요유'편을 읽다보면, 장자는 인간의 무한 확장을 도모한다. 절대자유를 꿈꾼다.

"해와 달과 어깨 동무,
우주를 끼어차고,
모두와 하나가 된다.
모든 것 혼잡한 대로 그냥 두고,
귀천, 높은 자리, 낮은 자리같은 것도 구별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 빠릇빠릇,
성인은 어리숙,
만년 세월 온갖 일.
오로지 완벽의 순박함 그대로,
모든 것들이 모두 그러한 그대로,
그리하여 서로가 감싸 안는다.

성인이란 언뜻 보기에 대립이나 모순처럼 보이는 것이라도 그것들의 '그러한 그대로'의 실상(實相)을 꿰뚫어 보고 모두 하나로 포용(包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동력은 인생이 백구과극처럼 짧고, 금방 죽는다는 것을 알아차림에서 나온다고 본다. 순간에 대한 체득만이 영원으로 확장하려는 강한 욕망을 갖게 한다. 장자가 살았던 자유롭고 투철한 삶은 모두 죽음에 대한 진실한 인식을 기초로 한다. 최진석 교수의 명 칼럼에서 얻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