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산책
3년 전에 소설가 현기영의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을 읽으면서 적어 두었던 메모이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살려 천박한 현재를 순화시키는 일을 문학이 해야 한다.
슬픔을 아는 자가 진짜 인간이다.
요즈음 우리는 슬픈 감정, 가슴 뭉클한 그 감정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경외감을 주는 광경을 만나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의 근원과 만난다.
그걸 우리는 '존재의 슬픔'이라고 한다.
자신의 존재가 대자연 속에 극히 작은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이런 슬픔을 아는 인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인간이 '참 인간'이다.
문학은 그 슬픔을 일깨워줌으로써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 주어야 한다.
아름다운 것들은 부서지기 쉽다.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살려 천박한 현재를 순화시키는 일을 문학이 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가 지배하면서, 우리는 구경꾼이 되고 있다.
애나 저능아는 즐거운 것만 좋아한다.
노래와 춤, 개그가 폭주하는 가운데, 진실과 진정성의 언어가 크게 위축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예능 대신 예술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예능은 당장의 시각적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예술은 추상적이지만 한차원 높은 수준에서 전율과 감동을 일으키는 일이다. 만화만, TV 드라에만 관심을 두면, 예술을 알 수 없다. 세익스피어를 읽어야 한다.
예능과 예술은 다르다.
예술의 핵심은 미학적 정서와 철학적 사유이다. 즉 정서적 미학과 철학적 가치라고 다르게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감동과 변화이다. 기짜와 진짜는 여기서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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