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도 어제에 이어 말과 소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가 서로 하는 말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오해 위에서 오고 가는 편도 열차 같다. 시에 나오는 것처럼, "말은 (…) 사물의 정체와 관계에 상처를 입힌 뒤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런 말들이 잘 오고 가게 하려면, 나는 "S-L-L" 즉, Stop(멈추어라), Look(보아라), Listen(들어라)의 세 가지 원칙을 따를 것을 제안한다.
ㆍ Stop : 말하기 전에 잠깐 멈추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자신의 말이 논리적이고 줄거리가 잘 구성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가끔씩 상대의 말의 요점이 정리되지 않는 말을 듣기는 얼마나 힘든 지 경험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둘째는 혹시 내가 이 말을 해서 말을 듣는 어떤 누가 상처를 입지 않을까, 즉 역지사지라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일단 말을 뱉아 내면 주어 담을 수 없고,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쁜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ㆍ Look :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하여야 하고 상대가 말을 할 때는 또한 그의 눈을 바라봄으로써 관심을 표명한다.
ㆍ Listen : 대화의 내용을 정확히 잘 듣고 파악하여 대응해 나가라는 것이다. 대화에서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상담 교사는 찾아온 학생의 이야기를 참을성 있게 끝까지 잘 들어주는 교사라고 한다.
그리고 카네기도 대화의 "1․2․3 법칙"을 말하고 있다. 이것도 '하고 싶은 말은 1분하고, 상대방 말은 2분 이상 들어주며, 이 때 단순히 듣지만 말고, 들으면서 맞장구를 치는데 3분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1번 말하고, 2번 듣고, 3번 맞장구치라는 말이다. 이 두 가지 법칙에 충실하면 '상대가 나를 이해하여 준다.'고 생각하게 되며 신뢰를 쌓게 될 것이다. ‘聖人’이라는 한문 글자를 풀면, 귀 이(耳)자가 먼저 오고, 그 뒤에 입 구(口)자와 임금 왕(王)자가 합해진 글자이다. 그 뜻은, 먼저 듣고(耳), 말하기를(口) 가장 잘하는 사람(王)이 성인이란 말이다. 즉, 남의 말을 잘 듣는 ‘경청 맨’이 ‘성인’인 것이다. 그리고 탈무드에도 ‘인간은 입이 하나인데 귀가 둘이 있다’라고 쓰여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두 배 더 하라!”는 뜻일 것이다. 즉, 최고의 대화술이 듣는 것이다. 남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 전에는 절대 말을 자르지 않고, 가능하면 상대방의 말을 부정하지도 않는 것이다.
다시 한번/손월언
기다림을 위하여 말을 멈추고 사물들을 바라보라
말은 공기 속을 송곳처럼 파고 달려드는 고속 열차와 같이
사물의 정체와 관계에 상처를 입힌 뒤 목적지에 도착한다
착각과 왜곡이라는 두 바퀴에 얹혀 달리는 오래된 현재
기다림은 또다시 말을 위해 있고 우리는 기다림을 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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