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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인문운동가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신과 인간과의 차이는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하지만, 신은 죽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간은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신은 이미 가능성이 실현된 현실태이다.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만들기 위해, 신(神)에게 접근하려고 몸부림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이란 '자아의 잠재적 가능성의 실현 과정'이라 언급했다. "인간은 자아실현의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를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이재형의 『발가벗은 힘』을 펼치면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재능을 찾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그 점이 눈길이 간다. 그에 의하면,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삶의 방향에 관한 문제와 원하는 삶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먼저 삶의 방향에 관한 본질적인 고민을 정리한 후, 원하는 삶을 실현할 기초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다음과 같은 6가지 비결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첫번째 방법은 '내 삶을 이끄는 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한다. 심리학자 프레데릭 허즈버그(Frederic Herzeberg)의 동기 부여 이론을 가지고 준비한다. 이 이론은 '동기부여 요소(motivation factor, 내적 동기)와 위생 요소(hygiene factor, 외적 동기) 두 가지를 말한다. 전자는 자발적으로 행동하게끔 만드는 요소이고, 후자는 '이게 없으면 불편하거나 불쾌해지는 요소'를 말한다. 예를 들면, '위생 요소'는 열심히 일을 했는데 상사가 칭찬을 안 하거나 승진이 안 돼서 불쾌해지고 힘들어 지는 상황들이다. 우리는 위생 요소, 즉 외적 동기에 의해 좌우되기보다 내적 동기에 의해 삶의 엔진이 가동될 때 더 행복을 느낀다.

삶의 방향으로는 1) 직장 외부에서도 통하는 진짜 역량을 키운다. 자생력을 갖추고 시장(세상)이 알아주는 전문 역량, 즉 '발가벗은 힘'을 기른다. 2)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3) 스스로 한계를 정해 놓지 않는다. 4) 준비된 자에게 기화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평생 하고싶은 일을 찾아 낙관적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지만, '발가벗은 힘'이란 최근의 고령 사회에서, 더욱 더 필요한 내용이라고 나는 본다. 인간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경쟁형 인간'과 '성취형 인간'. 전자는 경쟁 대상을 이기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거나 외적인 것에서 동기를 얻는다. 후자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내적인 것에서 삶의 동력을 찾는다. 나는 '성취형 인간'을 지향한다. 그런 사람은 현실적이면서도 달성 가능한 목표에 집중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주위를 환기시키는 특징이 있다. 그래 나는 나를 인문운동가로 정의하고 아침마다 글을 쓰고 공유헌다, '성취형 인간'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모두 다 건설적이다. 그런 사람은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더 지혜로운, 더 성숙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더 행복하다.

저자 이재형은 자신에게 한계를 정해 놓지 않으려고, 아포리즘 같은 문장을 일상에서 기억한다고 했다. 나도 이젠 그런 아포리즘을 내 일상의 수련 도장 <원 토트>에 따로 한 항목을 정하고 매일 10개 씩 모은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내 가슴이 원하는 대로 살자." "일을 즐겁게 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찾자." "승진 말고 외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진짜 나의 역량을 키우자." "통제 가능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통제 불가능한 것에는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에 미련을 두지 말자."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우리 스스로에게 한계를 짓지 말자." 뻔한 것 같지만 이런 원칙들을 문장으로 만들어 기억하며, 일상을 통제하는 것은 좋은 일 같다. 우리는 실제로 삶의 진리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아포리즘(apholism, 삶의 교훈 등을 간결하게 표현한 문장)에 자극과 영향을 받는다. 그래 나도 틈나는대로,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아포리즘들을 모아두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그걸 외우며 용기를 얻을 생각이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살면서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두 가지 여행" 이야기를 한다. 그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과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다. 첫 번째 여행은 '이성에서 감성으로 가는 여행'으로 '생각하기'에서부터 굳게 '마음먹기'까지의 여행을 말한다. 두 번째 여행은 '감성에서 실행으로 가는 여행, 즉 '마음먹기'부터 '실행하기'까지의 여행을 말한다. 실제로 두번째 여행이 더 어렵다. 그만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힘들고 더 멀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한계를 짓지 말자"는 이야기로 끝을 맺을까 한다. 저자는 세네카의 말을 소개한다. 언제든 좌절감을 주는 현실이 닥칠 수 있다. 그러나 세네가는 "마음 먹은 대로 현실을 자유로이 만들어갈 수 있는 상황과 변화 불가능한 현실을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을 구분하는 것이 지혜"라 했다. 니버(R. Niebuhr)의 <평화를 비는 기도>와 비슷하다. "신이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그러니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안달하고 분노하는 대신에 내가 통제할 수 있고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이야기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성찰이라고 본다. 현대사회의 자본은 인간을 불구로 만들기 때문이다. 발달된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된 대신에 튼튼한 다리로 어디든 갈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었고, 교육의 기회는 늘었지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독학의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또한 아주 사소한 상황에서도 119를 찾는 현대인들은 '위험에 스스로 대처 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도 '전문가의 손'에 맡김으로써 스스로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돈만 있으면 다 되고, 행복할 거라라고 믿지만 돈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언제나 주치의를 부를 수 있는 경제력 대신에 부지런히 일상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며 좀처럼 병원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는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은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얼마든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는 대신 골치 아픈 문제에 시달리지 않는 삶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현대의 자본은 인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부'가 아니라 인간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를 만들 뿐이다. 왜냐하면 자본은 끊임없이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 내지만 그 새로운 필요를 선택하고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일상화된 궁핍에 시달려야 한다. 이를 "현대적 가난"이라고 한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 없게 만드는가?』(허택 옮김)에서 얻은 생각이다. 이반 일리치가 한 말을 인용하면서, 오늘 아침 글은 여기서 멈춘다. "사람은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에 어느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기 안에 있던 잠재력이 파괴된다." (이반 일리치) 조금 있으면 코로나19로 부터 해방될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아침 사진처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내 할 일을 한다.

경계/박노해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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