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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공유의 시대(The Age of Sharing)

접속이란 개념은 단순히 '물질적 재화를 빌려쓴다'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접속의 시대 또는 공유의 시대(The Age of Sharing)가 도래한다는 것은 가족관계의 범주를 벗어난 대부분 인간 활동에서 사람들 간 '공감과 연대의 감정에 기반을 둔 전통적 관계'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관계'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공유주택에 살기를 원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안락한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의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 주택 거래를 예로 블어본다. 전통적인 주택 거래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거래는 사실상 일회성 관계에 불과하다.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거래대금을 주고받으면 다시 볼 일이 없다. 반면 고유주택은 다르다. 공급자(주택 소유자)와 사용자(입주인)의 관계가 훨씬 장기적이고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또 공급자-사용자 관계뿐만 아니라 사용자-사용자의 관계가 사용자의 입주 결정에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다. 공유주택에 살기를 원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안락한 거주공간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을 맺을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삶의 가치나 방식에 부합하는지를 따지게 된다. 예를 들면, 자신의 이웃과 여가 활동, 삶의 방식을 확보하는 대가로 서비스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집을 빌려 쓰는 전세나 월세 형태 임대차 계약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공유주택으로 영국 서북부에 위치한 더 컬렉티브 올드 오크(The collective Old Oak)가 잘 알려져 있다. 이곳 입주자들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약 10m2의 개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유 공간을 기반으로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더 매력적인 거주 ㅇ건으로 생각한다. 이곳엔 식당, 영화관,세탁실, 슈퍼마켓, 사우나, 마사지룸, 이벤트룸 등 다양한 공유 공간이 있다. 입주자는 주로 20대 1인가구이다. 이들에게 주거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을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부합하는 주거 서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행위이다. 올드 오크 내에서는 하루 평균 2-3개 커뮤니티 모임이 이루어진다.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티 연계에도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입주민의 사회적 관계 맺기를 지원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공유주택에서 처럼 이웃과의 관계를 맺는 데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을 비인간적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즈 젊은이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놀이터(키즈 카페)를 사용하고, 반려동물과 놀며(팻카페),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들을 사귀는 것(각종 키즈 캠프)에 아무런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다.

공유경제를 플랫폼에 접속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는 플랫폼을 통한 관계 맺기이다. 이때 관계의 질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놀이와 문화이다. 특정한 목적 없이 오롯이 재미를 위해 향유하는 행위가 놀이와 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