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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영혼이 떨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영혼이라는 말을 나는 잘 설명할 수 없다. 특히 소크라테스가 말한 "영혼을 최선의 상태로 만들어라"의 영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아직도 나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기초로 하여 '영혼의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영혼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서, 삶의 온전한 방법을 아는 것을 지식의 목적이라고 하였다. 지식의 목적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천지(實踐知)를 중시하는 것 같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명상록』에서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기획자 소만 차이나니(Soman Chainani)는 우리들의 "영혼은 생각을 통해 말하지 않는다. 감정, 이미지, 단서, 실마리를 통해 찰나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영혼은 파편처럼 우리 삶 곳곳에, 모든 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고 하면서, 우리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생각, 규칙, 체계, 신념은 대부분 진실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저 우리가 손에 넣지 못하고 있는 "과거 경험의 잔재 물"이라고 한다.

소만에 의하면, 늘 영혼은 우리 내면에 완전한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오히려 영혼과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헸다. 그래 우리는 영혼을 최선의 상태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영혼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말하면, 영혼의 떨림이 없이 산다는 말이다. 그냥 기계적으로 산다. 그러나 쇼만은 영혼이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순간에 몰입하여, 자신의 심연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들려주는 목소리, 나의 자아. 두려움, 본능들을 만나는데, 그것들이 나의 영혼이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나만이 혼자 찾아가는 장소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의 영혼과 접촉 기회를 만들려면, 우리는 날마다 기대하는 게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소만은 말했다. 매일 자신의 감정을 고무시키는 기대감이 있는 하루를 보내야 한다. 영혼은 열망과 자극이 있는 곳에서 더 뚜렷하게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끝으로 하루의 마무리 의식을 세심하게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심호흡을 해도 좋고, 세 줄 짜리 일기를 써도 좋고, 오랫동안 그려야 완성되는 그림에 조금씩 색깔을 입히다가 잠들어도 좋다.

최근에 유튜브를 달구고 있는 <2019 그랜드마스터클레스(GMC)>의 박재희 교수 강연, "영혼이 떨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서 배웠다. 영혼이 떨리는 삶을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했다. (1) 자신의 일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평범하고 하찮은 일상에서 영혼이 떨리게 하려면 남과 비교하지 않고,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동원되거나 생각 당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여기의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하면 영혼이 떨리는 일상이 된다. (2)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과 좋은 관계를 통해서 영혼의 떨림을 유지해야 한다. 혼자보다 옆에서 누군가가 지켜봐 줄 때 영혼이 더 떨린다. (3) 세포에 불이 켜지는 '흥'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박교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흥본주의"가 미래의 큰 흐름이라고 했다. 흥이 많은 사람이 "흥본가"라는 말도 지어냈다. 더 재미있는 것은 "흥지수(HQ)"를 높아야 영혼이 떨리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요약하면,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네 일상을 온전히 느끼면서, 만남과 이별의 균형을 맞추면서, 내 안의 세포에 불을 켜 흥이 나는 삶을 살 때 영혼이 떨린다고 했다. 손해를 보는 일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 아침은 새벽에 일어나 우리 동네 <마을계획수립> 공모 서류를 눈이 아플 정도로 신경 써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우리들의 일상이 흔들려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영혼이 떨리는 하루가 되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흥지수"가 올라가고, '흥본주의자'가 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의 "겨울 나무"처럼.

겨울 나무/이재무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 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승승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 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더욱 단단한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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