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심성(心性)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이 심성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교육이란 이 심성을 자극하는 노력이다. '탁월함'이란 이 심성을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발휘하는 용기이다. 그 심성이 연민(憐憫)이다. 연민을 의미하는 그리스 단어는 파토스이다. 그 말의 뜻은 고통(苦痛)이다. 영어로는 그걸 패션(passion)이라 한다. 이 패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을 채우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애간장을 태우는 고통이다. 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보고 자신의 일처럼 고통스러워 할 뿐만 아니라,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려는 거룩한 행위이다. 대승불교는 수련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4 가지의 덕을 말하는 데, 그게 '자비희사(慈悲喜捨)'라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이다. '아무리 헤아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만이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존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연민은 상대방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 처럼 여기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어머니로부터 '자비'를 배운다. 아이는 자신이 세상으로 나오자 마자, 누군가의 헌신적인 사랑이 자기 생존의 기반이란 사실을 배운다.
자비(慈悲)는 타인의 육체적, 정신적 혹은 감정적인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인간은 어머니의 자비를 통해서 세상에 태어났고, 자비를 확인하고 타인에게 베품으로써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어로는 compassion이라 한다. 컴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감수성이자 능력이다. 컴페션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다. 그것은 어머니가 아이를 향한 마음이다. 어머니는 아이가 한없이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인류는 그 순수한 마음을 어머니로부터 부여 받아 각자의 심연에 간직하고 있다. 교육이란 이 심성을 체계적으로 일깨우는 자극이다. 모든 인간은 어머니의 행동을 통해 연민이야 말로 인간 생존의 근간이라는 사실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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