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글이에요.

한표 생각: 인문 산책
지금 우리에게 '거리'라는 말은 강요 받기때문에 부정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적당한 거리는 우리 삶을 더 여유롭게 해주고, 질서를 잡아준다. 프랑스어로 거리는 '디스땅스(distance)'라 한다. 배철현 교수는 거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거리는 우주 안에 존재하는 만물을 개체로 존재하게 만드는 유일한 장치다. 만일 만물이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개체가 아니다. 우주 안에서 그런 거리를 용납하지 않은 상태가 '혼돈(chaos)'이며 혼돈이 지배하는 장소가 '블랙홀'이다." 블랙홀 안에서 만물은 거리두기를 파괴한 채, 무형의 한 덩어리로 존재한다. 따라서 개인으로서의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타자와의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상대방의 공간을 무례하게 침입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 질'이며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다.
그래 나는 거리 두기로 만들어 지는 '빈 틈'을 좋아한다. 틈이 있어야 햇살도 파고 든다. 빈틈없는 사람은 박식하고 논리 정연해도 정이 가질 않는다. 틈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들어갈 여지가 있고, 이미 들어온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빈 틈이란,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의 창구이다. 굳이 틈을 가리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 그 빈 틈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빈 틈은 '허점'이 아니라, 여유이다. 몸과 마음에 돋아 난 가시를 버리는 행위가 '생활 속 거리 두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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