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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긴장보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4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8월 7일)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근대5종 김세희(25) 선수의 팔목이다. 간절함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모습이다. 감동은 최선보다도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절박함으로 만드는 경기들이다. 대충이란 있을 수 없다. 근재 5종 경기는 펜싱과 수영, 승마와 육상, 사격까지, 이 다섯 종목을 다 잘해야 하는 종목이다.

경기를 앞두고 김세희 선수가 직접 쓴 일기란다. "36명 모두가 긴장하니까 오히려 그 분위기를 즐기고 이용해 보자." "확실히 나는 어제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 동시에 재밌고 설렌다." "간절함으로 따낸 기회를 긴장 따위로 허무하게 날려버릴 순 없다." 김세희는 '냉정하게, 오늘 안 되는 기술은 고집하지 말자'고도 다짐했다. 우리도 일상에서 필요한 지혜이다. 긴장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는 거다.

긴장보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여기-지금에서 나 자신을 믿고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하는 거다. 스포츠에서는 너무 애쓰지 않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다. 게임을 하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 있는 집중'이다. 이 말은 너무 애쓰지 않는 것이다. 그냥 눈 앞에 있는 것을 보라는 말이다. 목표를 보지 말고, 눈 앞에 해야 할 일만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이런 거대 담론보다 눈 앞의 일에 우선 집중한다. 팀 페리스는 말한다. "탁월함은 앞으로의 5분이다. 혁신이나 개선도 앞으로의 5분이며, 행복도 앞으로의 5분 안에 존재한다." 이 말은 계획을 싹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빅 픽처의 그림이나 담대한 게획을 세우되, 그 커다란 목표를 가능한 한 작은 조각으로 해체해 한 번에 하나씩 '충격의 순간(point of impact-테니스에서 공이 라켓과 접촉하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

그 눈 앞의 일에서 벌어지는 실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실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워진다. 곧장 새로운 인생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용기가 생겨난다. 실수한 날이 지나, 아침에 일어나면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 세상이 끝났다고 해도, 다른 길을 가면 된다. 신은 앞 문이 닫히면, 뒷문을 열어 놓는다. 살아 보니 그렇다.

그리고 한국 체조계에선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재환(23·제천시청)처럼, 자심을 믿고 한 우물을 파는 집념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를 럭비공 같은 선수라고 말한다. 끝없이 순수한 얼굴 뒤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숨겨두고 있기 때문이란다. 신재환을 가르친 지도자들이 '럭비공'을 '농구공'처럼 평범하게 튀게 만드느라 마음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 남다른 생각 덕에 신재환은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10년 넘게 도마라는 한 우물을 팠다. 그가 긴 부상 터널을 벗어나 화려한 날개를 펼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집념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죽을만큼 연습을 했다고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대충 보고 대충해서는 글이 진행되지 않는다. 이런 농담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벌레가 '대충'이라 한다. 대충하면, 씨앗이 웅크린 채 말라 비틀어진다. 대충한다는 것은 땅을 뚫고 나와서 꽃샘추위와 맞짱을 뜨지 않는 거다. 그걸 인정한다면, 늦더라도 문제를 클로즈업 해서 미세한 디테일을 포착해야 한다.

어제 코로나 백신 화이자 2차 접종을 했다. 주사를 맞은 부위만 뻐근하다. 잘 모르지만, 생 근육에 이물질을 넣었으니 당연히 아프지 않겠는가? 이쯤에서 시를 한 편 공유하고, 이탈리아 와인 여행을 이어간다. 오늘도 타자와 접속하기 위해, 길을 꿈꾼다." 오늘은 가을을 부르는 입추(立秋)이다. 가을의 길목이다. 24절기의 열세 번째인이다. 말 그대로 하면, '가을이 들어선다'라는 말이다. 입춘, 입하, 입동처럼 말이다.  '어정 칠월 건들 8월'이다. 그러나 이젠 가을채비를 시작해야 한다.  입추를 전후하여 마지막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니 몇 일만 지나면, 된다.

길을 꿈꾸다/조철형

꿈도 가끔 꾸어야
꿈다운 꿈일 텐데
바람은 밤낮으로 꿈을 꿉니다
가는 길 멀고 험한 데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오늘도 길이란 길 다 기웃거리며
길의 끝은 어디일까
상념에 머물 새도 없이 길을 갑니다
뒤돌아서서 바라보면
아득한 길
흔적 하나 제대로 남겨놓지 못한 채
오늘도 길을 갑니다
가다 보면 앞서 간 고귀한 발자국들
만나기도 합니다만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엔
아직 먼지조차 일지 않습니다
바라는 것
취하고 싶은 것
다 이루겠다고 잰걸음 치는 길
걸어갈 발자국마다
행복이 발맞춰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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