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7월 26일)
억지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구체화한 시 한편, 이야기 한편, 음악 한 곡, 미술품 한 점 등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비유적으로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의 저자 파커 J. 파머는 이런 예술적 소재를 "제3의 것"이라 불렀다. "신뢰의 서클" 안에서 리더의 목소리도 참여자의 목소리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그 자체의 목소리, 즉 주체의 진실을 말하는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은유적인 방식으로 빗대어 말해준다. 이것은 '로르샤흐 검사, 즉 잉크 얼룩 같은 도형을 해석하게 하여 성격을 유추하는 심리학적 방법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영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3의 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만나고,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되돌아보게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신뢰의 서클"에서는 내면에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과 말을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분리되지 않은 삶으로 여행하길 원하는 사람에게 '제3의 것'으로 <<장자>> 외편 <달생>에 나오는 '목공'이야기를 예를 들어 본다. "목수 경(慶)은 나무를 깎아 종 틀(鐘閣)을 만들었는데 종 틀이 완성되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귀신을 보듯 놀라워 하였다. 노나라 임금이 그 비법을 물었다. '저는 목수에 지나지 않는데 대단한 비법이란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한 가지 말할 것이 있다면, 제가 종 틀을 만들 때는 결코 기를 함부로 소모하지 않고 반드시 재계(齋戒)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합니다. 재계한지 3일이 지나면 벼슬이나 녹봉(성공과 이득) 따위를 감히 마음에 품지 않았습니다. 재계한지 5일이 지나면 비난이나 칭찬, 기술의 뛰어남이나 서툶 같은 것을 마음에 품지 않았습니다. 재계한지 7일이 지나면 제가 육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홀연히 잊어버렸습니다. 이때가 되면 마음에는 이미 조정의 일은 아랑곳없고 오로지 자신의 기예에만 전념하며 외부로부터 방해가 사라집니다. 그런 다음에 숲으로 들어가 타고난 재질과 생김새가 빼어난 나무를 찾았습니다. 그런 다음 완성 될 종 틀을 머리에 그려보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이렇게 하면 저의 천성과 나무의 천성이 하나가 되는데, 작품이 귀신의 솜씨로 의심되는 것은 이 때문인가 봅니다."
리더는 먼저 원하는 사람에게 첫 연을 큰 소리로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다음 연 또한 원하는 사람에게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이렇게 이야기 전체를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러 사람이 다양한 억양과 강세로 본문을 읽는 것 자체가 공동 과정의 풍부한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리고 리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 이 이야기가 자신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낱말이나 어구나 이미지는 없는지요?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교사입니다.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지 않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과 비슷한 점이 있네요, 나는 정말 내가 가르치는 모든 아이들이 자신 안에서 '=종 틀"을 발견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떠올랐어요, 나는 그 목공처럼 끊임없이 어떤 결과를 내놔야 해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요." "내가 하는 일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기 위해서는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물러나 있을 필요가 있어요. 그 목공처럼 말이예요. 그렇지만 나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군요, 명상을 할 수 있었던 그 목공이 부러워요."
말하든, 듣든,아니면 두 다를 하든 커뮤니티에서 '제3의 것'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숨겨진 의미를 탐구하면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이 이야기를 듣고, 파머 J. 파커가 했다는 말을 공유한다. 도움이 된다.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목수 경도 외부의 압력, 즉 왕과 광의 명령,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물건, 자신에게 주어진 도구와 재료, 다른 사람들의 평가 등의 압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외부적인 것에서 내면의 진리 쪽으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세상에서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와 미가 구현된 어떤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는 아주 긴장되는 상황에서 이처럼 내면으로 향했습니다. 어떠한 근무 규정이나 고충 처리 절차도 없는 일터에서 절대적인 지배자인 왕에게 종각을 만들라는 명령을 받은 것입니다. 경이 잘못 만들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어떠한 죽임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두려운 일임에도 그는 왕의 명령을 받고 서는 그 명령을 자신의 선택으로 변모 시켰습니다. 물론, 모든 명령을 선택할 수 있다 거나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명령은 목숨을 내걸고 저항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로 나는 주위 사람에게서, 또는 어떤 상황으로 인해 내 안에 갖고 있는지 모르는 무언가를 불러일으키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런 종류의 명령을 맞아들이고 선택으로 변모 시킬 수 있다면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명령을 선택으로 맞아들일 때 우리들의 삶이 확장된다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세상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서로 충고하려 한다. 그러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설득하거나 세상의 모습이 어떠 한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가 모인 것이 아니라, 서로 자신의 영혼에 귀 기울이기 위해 모였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런 순간에 리더는 로르샤흐 검사를 비유로 들어, 본문보다 본문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더 많은 걸 말해주므로, 자신이 하는 말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이 하는 말과 내면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기록하게 한다.
장자의 이야기를 보면, 왕이 목수 경에게 단식하고 어떤 것을 잊을 수 있도록 칠 일을 쉬에 했다는 말은 없고, 그거 경이 칠 일 걸리는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을 뿐이었다. 이 이야기는 목수 경이 가정을 버리고 혼자 묵상할 곳으로 떠났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는 가정과 일터에서 책임을 다하고, 공적인 책임도 다하면서 단식 했을지 모른다.
이젠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오늘 저녁에는 큰 일이 두 가지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이미 예약한 지인의 한국 가곡 부르기 콘서트이다. 마침 주제가 '그리움'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14주년 되는 날이다. 밖은 또 비가 내린다. 그래 오늘 시를 선택했다.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 #복합와인문화공간뱅샾62 #한_그리움이_다른_그리움에게 #정희성 #장자 #목공_이야기
다른 글들은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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