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오늘 아침 사진처럼 '건너 가기'를 시도해봐요.
어제는 늘 마음 깊은 곳에 아픔으로 남아있던 문제가 풀렸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교통문제를 해결하여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낼 <신성마을연구소>를 만들어 마을연구원들과 다음과 같이 3가지의 문제해결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을 해 볼 생각이다. (1) 교통의 흐름을 새롭게 한다. 우리 동네는 수박마을(수많은 박사들이 사는 마을)이지만, 마을 한 가운데서 불이 나거나 응급환자가 생겼을 때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전 골목이 주차장이 된 마을이다. (2) 그러므로 주차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3) 동네 한복판에 있는 초등학교의 진입로가 위험하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일, 이렇게 세 가지이다. 동네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 한밭대 도시공학 전문가이신 임윤택 교수님의 지도와 소통계의 달인이시고 디지털 건축가이신 이순석 박사님과 함께 하는 과학 기술팀의 도움을 받기로 합의했다. 이에 필요한 돈과 기술들이 준비되어 있다.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은 '로컬'이다. 그것도 더 작게 '골목'이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열한 번째 목표가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정주지 조성"이다. 우리는 현재 정주권보다는 사적 소유권이, 녹지와 생태의 보호보다는 개발 이유가 힘을 갖는 도시 공간 안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변두리로 쫓아내는 치열한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어떤 도시를[마을을] 원하는 지의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사회 및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지, 어떤 생활양식을 원하는 지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내 말이 아니다. 도시 잔문가인 데이비드 하비가 <반란의 도시>라는 책에서 한 말이다.
이제는 '누구와 어떻게 공존해 살아갈지'를 고민할 때이다. 골목의 주인은 주민이다. 주민들이 골목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골목의 주인은 그 안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며, 이들의 요구에 맞게 골목이 만들어지고 변화해 가야 한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골목의 소유와 전유(혼자 독차지하여 가지다)의 구조를 사용자와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 예가 유대인들의 희년(禧年) 제도(Jubilee)이다. 희년은 성경에 나오는 규정으로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50년마다 돌아오는 해를 말한다. 이 해가 되면 유대인들은 유일신 야훼가 가나안 땅에서 나누어 준 자기 가족의 땅으로 돌아가고 땅은 쉬게 한다. 이 때가 되면 노예를 석방하고 매매했던 토지를 원래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이는 단어가 뜻하는 바 그대로, 현재의 가난과 고통이 대를 이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가난과 고통의 대물림을 끊어낼 수 없으니 차라리 세대를 잊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0%대의 출생률로 떨어졌다. 수치이다. 그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빨간 불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마을 공간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계층화하고 파편화되었다. 가진 정도에 따라 사는 곳과 환경을 결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 있다. 분명한 것은 더 가져야만 좋은 공간과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나 마을은 이미 지속가능한 도시가 아니다. 이제 누구와 어떻게 공존해 살아갈 것인지로 질문을 전환해야 한다. 어디에 사는 지보다 누구와 사는지가 중요하다.
다음은 동내 주인을 찾고자 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이순석 부장의 글을 re-Writing 한 것이다. 함께 할 주민과 과학 기술자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이다. 나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내가 살고 동네에 "스마트 골목길 만들기 리빙랩(살아있는 실험실, 생활연구실)"이 활동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리빙랩은 단발적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번 리빙랩을 계기로 하여 <신성마을연구소>를 만들려 한다. 7월말까지 함께 하실 '주민연구원'을 모집한다. 그 후 <신성마을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동네 가치 올리기 운동과 실천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내가 살고 있는 대전 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가장 스마트해야 할 과학자들의 마을이 불이 나도 소방차 하나 제대로 접근할 수 없고, 누군가 응급상황이 생겨도 구급차 하나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는 안전에 구멍이 뻥 뚫린 마을로 전락해 있고, 우리 마을 신성동 하면, 양방향 인도가 없는 도로가 81%를 넘어서는 차량 중심의 동네가 되어 있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도로가 차량으로 점령당해 있는 쾌적함과는 거리가 먼 골목 동네의 이미지 때문에, 점차 외지인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동네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리빙랩을 시작하게 했다.
우리 동네의 어느 지점에서 출발해도 걸어서 5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들로 점령당해 있는 모습은 안타깝다. 이런 문제만 해결되면, 세계 어느 마을에 비교하여도 매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곳이기에, 주민연구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마을의 문제들을 해결해내어, 세계인이 찾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뜻있는 주민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 드린다. 뜻만 있으면, 문제해결의 위한 기술과 자금은 우리 마을을 위하여 항상 따뜻한 눈길로 기다리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관심 있는 과학 기술 연구자분들도 대환영이다.
연락처: 010-8599-1662에 문자로 신청 바란다.
리빙랩은 일상 생활의 실험실이란 의미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도시 문제를 신민(사용자)이 직접 참여하여 해결하는 시민참여 정책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빙랩은 국가나 사회가 나서 사회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란 기존의 믿음을 배격한다. "우리는 기다리지 않겠다.(we are not waiting)"는 신념이 그 바탕이다. 각종 IT 기술, 정보 공유 플랫폼과 결합한 사용자 중심 혁신이 리빙랩의 산파이다.
리빙랩에 사용자(주만) 중심 혁신, 개방형 혁신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 이유이다. "옳은 일을 바란다면 직접 하는 게 최선이다"고 주장하는 프랑스의 샤를로트가 시도한 프랑스 개조차량 공유 플랫폼 휠리즈(Wheeliz)가 대표사례이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샤를로트가 드 빌모는 휠체어 없이는 일산생활이 불가능했다. 성인이 된 그녀는 휠체어로도 여행할 수 있는 차량을 알아보다 높은 가격에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장애인 혹은 그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개조 차량 10만 대에 주목했고 휠리즈를 창업했다. 힐리즈의 차량 대여료는 자동차대여업체의 40% 수준이다.
리빙랩을 좀 더 쉽게 말하면, 주민과 예술가, 기술자, 비즈니스와 공동 영역의 조직들이 함께 모여 지역의 도전 과제를 해결할 아이디어와 도구 그리고 기술을 함께 창조하는 공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능동적 주민의 참여와 실제 현장에서의 구성이다. 리빙랩의 가장 좋은 해석은 '사람이 머물며 생활하는 실험실'이다. 이젠 유럽을 중심으로 리빙랩 하면, 새로운 기술의 적용보다는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결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내 우리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관건이 되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이해 관계자. 특히 최종 사용자(주민)이 참여하여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주 워크숍을 열어 '함께' 해법을 만들어간다. 좋은 예가 시티스코프(CityScope)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로 구현된 커다란 도시 위에서 크고 작은 레고 블록을 움직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시민의 제안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곧바로 눈에 보이게 함으로써 평범한 시민도 전문가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현장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바라본 문제는 책상머리에 앉아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멀리서 볼 때 간단해 보이던 사회 문제들도 가까이에서 보면 그 복잡함에 놀라게 된다. 그 복잡합을 직시하고 그것들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 정의라고 생각한다.
리빙랩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해 본다.
(1) 주민의 믿음 얻기
(2) 이해관계자들 간 새로운 관계 맺기
(3) 세대 간 상화작용을 위한 기회 만들기
(4) 소통을 위한 전략으로서 스토리텔링 활용하기
(5) 알파 유저에 투자하기
(6) 재미있고 활동적이며 상호작용하는 이벤트에 투자하기
(7) 이러한 시도들을 기록하고 평가하기
(8) 학습한 교훈들을 축적하기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리빙랩은 어디까지나 정책 실험이고, 실험은 반드시 데이터를 남겨야 한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누가 나아와 부단한 오늘을 일으켜 세울 것인가" 고민하는 주민들을 기다린다.
연장論/최영철
우리가 잠시라도 두드리지 않으면
불안한 그대들의 모서리와 모서리는 삐걱거리며 어긋난다
우리가 세상 어딘 가에 녹슬고 있을 때
분분한 의견으로 그대들은 갈라서고
벌어진 틈새로 굳은 만남은 빠져나간다
우리가 잠시라도 깨어 있지 않으면
그 누가 일어나 두드릴 것인가
무시로 상심하는 그대들을 아프게 다짐해 줄 것인가
그러나 더불어 나아갈 수 없다면
어쩌랴 알지못할 근원으로 한쪽이 시들고
오늘의 완강한 지탱을 위하여 결별하여야 할 때
팽팽한 먹줄 당겨 가늠해 본다
톱날이 지나가는 연장선 위에
천진하게 엎드려 숨죽인 그대들 중
남아야 할 것과 잘려져 혼자 누울 것은
무슨 잣대로 겨누어 분별해야 하는가를
또 다시 헤어지고 만날 것을 빤히 알면서
단호한 못질로 쾅쾅 그리움을 결박할 수는 없다
언제라도 피곤한 몸 느슨히 풀어 다리 뻗을 수 있게
一字나 十字로 따로 떨어져
스스로 바라보는 내일이 있기를
수없이 죄었다가 또 헤쳐 놓을 때
그때마다 제 각기로 앉아 있는 그대들을 바라보며
몽키 스패너의 아름다운 이름으로
바이스 프라이어의 꽉 다문 입술로
오밀조밀하게 도사린 내부를 더듬으며
세상은 반드시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
제 나름으로 굳게 맞물려 돌고 있음을 본다
그대들이 힘 빠져 비걱거릴 때
낡고 녹슬어 부질없을 때
우리의 건장한 팔뚝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누가 달려와 쓰다듬을 것인가
상심한 가슴 잠시라도 두드리고
절단하고 헤쳐 놓지 않으면
누가 나아와 부단한 오늘을 일으켜 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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