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 저녁은 바람이 좋았지요. 산들바람이었요. 장자는 이런 바람을 '영풍泠風' 이라 했지요. 선거가 끝나고, 바람이 여러 질문을 하더군요. 문제의식은 있나? 방향감각은 있는가? 어젠다는 있는가? 그런 것이 없으면, 쉽게 아무 말을 하게 된다. 이젠 반공과 국가주의보다 보편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적대가 아닌 평화, 불평등 해소, 문화와 예술 향유를 통한 경쟁이 아닌 여유로운 삶 등이 시대정신이다.
바람의 말/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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