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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3296.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6월 5일)

1
오늘은 24절기 중 9 번 째로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위치한  ‘망종(芒種)’이었다. 벼같이 수염이 있는 '까시라기'가 붙어 있는 곡식의 씨를 뿌리기 좋은 시기를 뜻 한다. 이 때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이뤄진다. 지역별로 다양한 망종 풍속을 갖는데, 농사의 한 해 운을 보거나 농사가 잘되기를 빌었다.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는 것은,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으니 이를 경계해야 함을 뜻 한다. 그리고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 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도 있다. 망종까지는 보리를 모두 베어야 빈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다.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에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일수록 더욱 바쁘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이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며,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쁘다.

망종에는 ‘망종 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 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곧,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의 보리수확이 늦고 빠름을 판단하는 것이다.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고 하는 속담이 있다.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해 '풋보리를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양식이 부족해서 보리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풋보리를 베어 다 먹었다고 하니 그때의 삶을 엿보이게 한다. 그래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보리는 망종 삼일 전까지 베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보릿고개'란 말이 있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망종까지 먹을 것이 없어서 많은 이들이 굶었다고 한다. 보릿고개를 못 넘어 죽을 지경이라는 기사가 실제로 있었다 한다. 그리고 보리는 소화가 잘 안 돼 '보리 방귀'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보리 방귀를 연신 뀔 정도로 보리를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방귀 길 나자 보리 양식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먹을 게 너무 많아, 살과의 전쟁 중인 사람이 많다. 

2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어제 4일 오전 6시 21분부터 공식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 15분 대통령 당선인 결정을 위한 전체 위원 회의를 열어 제21대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다. 궐위선거로 열린 이번 대선에서는 선관위에서 당선인 결정안이 의결되는 즉시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이젠 정치에 너무 몰입하지 않고, 내 일상을 회복하고, 일상 속에서 비판과 비난 그리고 지적 질보다 일상 속에서 더 많은 기쁨을 배치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내겠다. 행복은 '그냥' 즐거운 것이 아니다. '고집스러운 기쁨'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안분지족'하는 거다. '진짜' 대한민국은 이재명에게 맡긴다. 다소 마음에 안들 때가 나와 인내와 신뢰로 기다릴 것이다.

아쉬운 것은 양당 정치가 심어놓은 정치적 배타성 극복 노력이 시급하다. 인문 정신이 없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50%이다. 이건 심각한 것이다. 우희종이 말하는 해결해야 할 문제는 4 가지이다.
- 민생회복
- 내란 종식
- 한반도 평화
- 국민 분열 극복

3
조기 대선이 끝나면서, 이틀 후에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이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끝날 줄 모르던 적폐 세력들이 이렇게 끝나는 구나 하는 생각과 새로 취임한 대통령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생각으로 오만을 경계 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라틴어로는 hoc quoque transibit(호크 쿼케 트란시비트)라 읽는다. 이를 영어로 하면 이렇다. This too shall pass away. 히브리어로는 '감 쩨 야아보르'라 한다.

최고의 부와 권력을 누린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오만해 빠진 자신의 신하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왕인 내가 가지고 있는 않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이 세상에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마술 반지가 있었다. 그 반지는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고, 기쁜 사람을 슬프게 하는 반지이다. 6개월의 시간을 줄 테니 구해 오너라." 6개월이 거의 다 되어도 그 반지를 찾지 못한 신하는 막판에 한 노인으로부터 반지를 하나를 얻는다. 그 반지에는 히브리어로 '감 쩨 야아보르'의 첫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솔로몬은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 재산 그리고 지혜까지도 덧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언젠가는 흙으로 사라지리라는 사실을 깨달었다.

오만과 교만을 경계하는 가장 좋은 경구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은 교황 대관식에도 사용되었다. 1409년 알렉산더 5세가 교황으로 취임할 때 시작된 특별한 의례이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성베드로 성당의 성물 안치소에서 특수한 가마를 타고 교황 즉위식을 위해 행진한다. 그 행렬은 곧바로 즉위 장소로 가지 않고 세 번 멈추어 특별한 통과 의식을 거행한다. 이 행렬이 멈출 때마다 행렬 주관자는 새로 선출된 교황 앞에 무릎을 꿇는다. 행렬 주관자의 손에는 아마 천을 매단 지팡이가 들려 있다. 그는 교황에게 다음의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다.

Sacnte Pater, sic transit gloria mundi! 
(오 거룩한 베드로여, 세상의 영광은 어찌 이리 빨리 사라지는가!)

교황은 이 구절을 세번 들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자신에게 주어진 교황이라는 막강한 권력도 이처럼 순환에 따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덧없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는 것이다. 이 지팡이를 받은 후, 교황은 임무를 시작한다. 이 지팡이 이름이 바로 "식 트란시트 글로리아 문디!" 즉 "세상의 영광은 이리 빨리 사라지는가!'이다.

4
다른 버전이 있다. 본래 이 말은 유대인의 경전 주석서 <미드라쉬(Midrash)>의 ‘다윗왕의 반지’ 에서 나온 이야기라 한다. 어느 날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인을 불러 명령하였다. “날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되, 그 반지에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어 환호할 때 결코 교만하지 않게 하고,  또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결코 좌절하지 않으며 스스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 이에 세공인은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정작 거기에 새길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 끝에 당대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다. 이 때 솔로몬왕자가 세공인에게 일러 준 글귀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였다. 

아브라함 링컨의 좌우명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 한다. 그는 너무 많은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고 실패를 맛본 후에 그의 좌우명을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로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아브라함 링컨에게는 수없이 많은 실패와 고난이 있었다. 너무도 가난하여 7살 때 산골로 이사하느라고 초등학교를 1년밖에 다니지 못했고 9살 때 어머니가 사망하였다. 9살 때부터 남의 집 점원으로 일을 했고 뱃사공 노릇도 하였고, 19살 때는 가장 사랑하던 누나가 사망하였다. 22살 때 돈 한 푼 모으지 못하고 직장에서 해고당하기도 하였으며, 23살 때 빚을 얻어 친구와 작은 가게를 하나 얻어 동업을 했는데, 26살 때 친구가 죽어서 큰 빚을 혼자 떠맡아 30살이 되어서야 그 빚을 다 갚았다.

4년 동안 좋아하며 따라 다니던 처녀가 그의 나이 28살 때 자기를 버리고 다른 남자한테 시집을 가버렸고, 30살 때 겨우 한 처녀와 만나서 약혼을 했는데 갑자기 그 약혼자가 또 사망하였다. 33살 때 키가 자기 허리 쯤에 차고 욕을 아주 잘하고 열등감이 아주 많은 여자와 결혼을 하였는데 날마다 싸웠다. 지방 하원의원에 세 번이나 출마하였는데 세 번 다 낙선하였다. 41살 때 4살 난 아들이 사망하였고, 43살 때 또 1살 난 아들이 사망하였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45살 때 상원의원으로 출마했는데 낙선하고 49살 때 부통령으로 출마했는데 낙선했으며 51살 때 또 상원의원으로 출마했는데 또 낙선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믿음으로 꿈을 버리지 아니하고, 결코 환경에 굴복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53살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세계 대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인류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아브라함 링컨이 뽑혔다. 그는 절망할 수밖에 없는 많은 고난 속에서도 절망하지 아니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는 희망으로 꿋꿋이 이겼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말하기를  ‘링컨은 밀 한 포기 심을 수 없는 절망의 돌산에서 희망의 반석을 떠냈다’라고 했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승리에 오만해지지 않기 위해 다윗 왕이 자신의 반지에 새겨 넣고 몸에 지녔다는 이 말. 기쁨과 환희, 절망과 슬픔도 모두 지나 갈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흘러가 버린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그리고 오늘에서 비롯되는 내일이다. 하나의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기 위해 수천 번의 훈련이 필요하 듯이 현재의 모습에 매이지 않고 살 수 있는 숨은 힘은 열정이다. 오늘의 고통 없이는 내일은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평범한 진리처럼 영광 뒤에는 땀과 눈물의 시간들이 있는 것이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게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겨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인생 만사 새옹지마와 같다. 승리의 교만도 절망의 좌절도 다 지나간다.

점, 선, 면은 각각 0, 1, 2차원이다. 다시 하나를 더하면 3차원의 공간이고, 시간을 더하면 4차원의 시공간이다. 저 눈앞의 경계가 빛과 시간으로 가득 찬 균질한 공간은 아니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 끼인 오늘이란 시공간의 한 단면이다. 아무리 팔 저어 돌아다닌다 해도 어쩐지 납작한 삶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건 이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이렇듯 복잡한 공간에서 한 사물의 위치를 특정하는 데 필요한 개수가 차원이다.

5
나는 이재명 대통령을 믿는다. 그가 조기대선에서 당선 되고, 화려한 취임식을 접고 간단하게 취임 선서를 한 후, 첫 공식 행보로 국회 내 청소 노동자와 방호 직원들을 만났다. 오늘 아침 사진이 그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한 부류는 '훈련중'인 인간이며, 다른 부류는 '훈련을 하지 않는 인간'이다. '훈련중'인 인간은 자신이 되고 싶은 더 나은 자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조금씩 전진한다. 그들은 도달해야 할 인간상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겸손하다. 이 대통령은 '훈련중'인 인간이다. 언젠가 유시민이 말한 '이재명 학(學)'을 오늘 다시 소환한다. 키워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였다. ‘생존자/발전도상인/과제중심형’이였다. 이 말들이 신선하다. 역시 유시민의 작가적 기질이다. 

첫째, 생존자는 이재명이 어려서 가난과 정치 입문 후 각종 논란을 겪고 살아남았다는 의미였다. 결론적으로 이재명은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어떤 하자도 없는 사람’이기에 살아남았다는 평가였다. 키워드는 이재명을 방어하는데 원용될 것 같다. 과거 범죄경력이나 욕설 논란은 ‘이런 생존과정에서 난 상처’로 이해하자고 했다. 흠이 아니라, 상처라고하는 말이 흥미롭다. 상처와 흠은 분명히 다르다. 

둘째, 발전도상인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사람이란 말이었다. "머리 좋고 학습능력 뛰어나고 목표의식 뚜렷해 자기를 바꿔 나가는 사람"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발전"한다는 주장이었다.  발전도상이란 개념 역시 이재명 방어용으로 유용하다. ‘불안한 리더십’도 앞으로 나아질 것이며, 대통령이 되면 ‘학습능력을 발현해’ 잘 할 것이란 얘기 같다. 나도 개인적으로 나를 발전도상인으로 여기고 싶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배우고 싶다는 말이다. 내 표현 방식으로 하면, '훈련중'이라는 말이다.

셋째, 과제 중심형은 현안을 즉각 해결 해낸다는 말이었다. ‘일 잘 하는 이재명’을 설명하는 키워드라고 본다. 과거 정치지도자들이 철학과 가치를 세우고, 이에 따른 과제와 정책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재명은 이와 반대라는 해석이다. 이재명의 상대적인 정치철학 빈곤을 역설적으로 장점처럼 포장한 논리로 들렸다. 나는 이를 문제 중심형이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다. 그는 이미 실용적으로 문제에 집중하여 해결하는 추진력과 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를 본받고 싶다. 그래 오래 전에 적어 두었던 나의 시 하나 공유한다.


길/박수소리

道在邇 而求諸遠
도제이 이구제원 (맹자)

길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이것을 먼 곳에서 찾으려 한다.
먼 곳에서 길을 찾는 것보다, 
일상적인 생활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진리도 삶의 기쁨도 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去皮取此
거피취차 (노자)
저 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자.
노자도 저 높은 곳에 있는 이상을 추구하느라 애쓰지 말고, 
가까이에 있는 이곳의 일상에서 삶의 행복을 찾자고 한다.

일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두 가지이다.
두 가지 일이 일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우선 해야만 하는 일에 일단 달라붙어, 일의 앞 뒤를 우선 나름 익히고, 
싫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일의 리듬이 생기고,
거기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해야만 하는 일이 하기 싫은 것은 우리의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으름이다.
게으름의 속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게으름을 그대로 두면, 그냥 흐른다.
이 흐름을 막아야 일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감을 만날 수 있다.
일의 리듬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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