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01.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6월 10일)
1
오늘부터는 읽고 있는 책의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한다. 먼저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강경희 저)를 만난다. 지식과 지혜의 나이테를 품은 숲, 고전을 쉽게 만나게 해준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를 위로해 준다. 우리는 왜 사는가? 간절한 질문은 자석과 같이 반드시 해답을 끌어당긴다. 질문이 중요하다. 그 자력의 세기는 간절함에 비례한다. 그 대답의 길은 '고전의 숲'에서 길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고전의 숲'은 그동안 돌보지 못한 상체들에게 바람과 햇살과 새들의 노래를 나누어 준다. 우리는 그 '고전의 숲'에서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맑은 바람 소리를 듣고 어지러운 마음을 구름처럼 흩어버린다. 그리고 그 비워진 자리에 살포시 새소리가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나무 꼭대기부터 구석구석 쓰다듬으며 내려오는 햇살이 감싸는 숲에서 지혜의 샘물을 마신다. 내 방식대로 갈무리했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가급적 아침마다 내 채마밭에 간다.
이 책의 부제가 "삶이 풍요로워지는 여덟 번의 동양 고전 수업"이다.
▪ 대붕의 눈으로 쓸모 너머에 있는 삶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알려준 장자
▪ 시류에 곁 붙지 않고 사람의 길을 걸어가는 의연함을 보여준 공자
▪ 빗 속에서 춤추는 기쁨을 가르쳐준 소동파
▪ 죽음을 직시하고 온 존재를 거는 용기를 보여준 사마천
▪ 실패에서 실패로 유연하게 넘나들었던 관중
▪ 아픈 감정을 어루만지는 방법을 알려준 시경과 당시와 송시
▪ 변화의 법칙 속에 깃든 하늘 뜻을 알려준 주역
고전을 읽으면 사는 맷집에 세진다. 그리고 내 안의 더 큰 나를 찾게 해준다.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담을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물을 길을 수 없다. 그래 고전으로 그릇을 키우고, 두레박줄을 늘려야 한다. 이 배움과 수련의 과정은 죽는 날까지 이어져야 한다. 그래 오늘도 <인문 일지>를 쓴다.
2
두 번 째로 흥미롭게 읽고 있는 것은 <<조용헌의 인생 독법>>이다. 어느 날 시내에 나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조용헌의 글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의 책은 처음 보았다. 올해 초부터 <<주역>>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풀렸다. 그래 하루에 조금씩 <인문 일지>에서 공유할 생각이다. 이 책의 부제는 "홀로 즐기고 달래며 철이 든다"이다. 매일 매일 <인문 일지>를 쓰면서 나도 철이 들었다. 오늘 그 중 한 편의 글을 공유한다.
주제는 "큰 인물은 하늘과 인간이 만든다'는 거다. '시골 면장이라도 하려면 논두렁 정기(精氣)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어떤 한 명의 인물이 나오려면 보통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거기에 맞는 인물이다. 이것을 동아시아에서는 '삼재(三才)'라 한다. '삼재'란 천시(天時)와 지리(地利)와 인사(人事)를 가리킨다.
▪ 시간은 타이밍이다. 흔히 영웅은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인물이 출현하는 데는 천시(天時), 즉 타이밍이 중요하다. 공자도 가장 어려운 판단이 시중(時中)이라고 했다. 곧 타이밍을 잘 맞추는 일이다. 타이밍을 모르는 중생을 가리켜 '철부지'라고 부른다. 여기서 '철'은 사시사철을 말한다. 지금이 여름인지 겨울인지를 모르는 '철부지'이다. 철을 모르는 게 철부지라는 뜻이다. '철들다'라는 말은 바로 이 절기, 제철을 알고 사는 것을 뜻한다. '철부지'는 지금이 어느 때 인지를 알지 못하니(不知, 부지) 어리석다는 의미이다. 때를 알아야 하는 것은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씨 뿌릴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가 어긋나고, 꽃을 피우지 않는 나무에겐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것처럼, 결국 철이 든다는 것은 지금이 어떤 계절인 지를 알고 제 때 해야 할 일을 하며 산다는 것, 봄이 오면 나무는 꽃을 피우고, 새들은 둥지를 짓고, 농부는 씨앗을 뿌린다. 우리도 역시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도록 태어났다. 다 제철이 있다. 알맞은 시절을 산다는 것은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 보는 일이다. 비 오는 날과 눈 내리는 날 어디에 있고 싶은 지 생각하며 사는 것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거다.
▪ 인물이 나오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유전자(DNA)'라고 할 수 있다. '왕대 밭에 왕대 나고, 쑥대 밭에 쑥대 난다'는 말이 있다. 한 집안에는 그 집안의 유전자가 있다. 바로 다음 대에 유전되기도 하지만 몇 대를 지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격세유전(隔世遺傳)'이라 한다. 친가 쪽도 그렇지만 외가 쪽 유전자도 동일한 비중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혼인을 잘 맺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주팔자에 돈이 많이 붙은 손자가 태어나는 사례는 증조부대에 쌓아놓은 적선(積善), 즉 적금을 후대에 가서 이자까지 복리로 받는 셈이다. 이 세상에 억지로 되는 일 없고,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인물이 나오는 마지막 조건이 '터'이다. '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태어난 장소'가 기운이 뭉쳐 있는 자리인가?' 이고, 다른 하나는 '조상의 묏자리가 명당인가?' 이다. 기운이 왕성한 터는 자 자리에 30분 정도 앉아 있어 보면 안다. 기운이 꼬리뼈를 타고 척추를 통해서 올라온다. 이 기운이 뒷머리를 지나 정수리를 넘어 두 눈썹 사이의 미간으로 내려온다. 이런 기운이 좋은 터에 오래 앉아 있으면 피곤하지 않다. 땅에서 올라오는 기운이 충전 작용 작을 하는 셈이다. 아주 미세한 난자와 정자가 어머니 배 속에서 만날 때는 땅에서 올라오는 지자기(地磁氣)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인물이 태어난 장소는 비범하다. 정기가 뭉쳐 잇다는 뜻이다.
3
세 번째 공유하고 싶은 책은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고윤 저) 이다. 우리는 은연중에 삶의 주도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산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변화와 외부의 변화 중 외부의 변화를 더욱 중점적으로 여기며 인생을 바꾸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내면의 변화를 통한 외부의 변화가 궁극적인 만족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의 인생을 선택하며 살기로 결심해야 한다. 직접 만든 원칙을 지키며 살겠다는 마음 가짐(마음 먹기), 나의 미래는 내가 직접 꾸려 나가겠다는 주체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철학이다. 최근 나의 화두가 '철학이 깊을수록 삶은 단순하다'는 거다. 철학으로 키운 내면의 힘이 곧 인생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로버트 슐러를 만난다. 그의 말을 공유한다. "비관주의자는 '나는 그것을 볼 때 믿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낙관주의자는 '믿을 때 나는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나는 낙관주의자이다. 일상에서 낙관주의는 10배의 힘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낙관주의가 행동을 만나면 상상할 수 없는 긍정적인 결과 낳는다.
요즈음은 이성주의적 사고방식이 엘리트적인 태도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성주의를 지향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 순수한 이성주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은 이성주의자라는 이름 아래 비관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성주의와 비관주의는 겉보기에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이성주의는 낙관과 비관 모두를 포함하는 균형 잡힌 사고방식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결정을 바르게 내릴 수 있는 반면, 비관주의는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태도라 말할 수 있다. 심지어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지 않으려는 경향도 보인다. 이는 근본적으로 아집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비관주의 없애고 낙관주의를 강화하는 다음과 같은 5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공유한다. 실제로 일상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 매일 아침 긍정의 '3분 명상': 노래 1곡이 흘러나올 동안 아침에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마음껏 해준다.
▪ 낙관적 실패 저널 만들기: 작은 실패를 적고 그 옆에 그것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장점을 낙관적으로 기록하여 모든 실패를 긍정화 한다.
▪ 감사의 오브제 습관 만들기: 주머니 넣을 수 있는 작은 물건을 하나 정해 들고 다니면서 그 돌을 만질 때마다 감사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떠올린다.
▪ 긍정 알림을 설정한다. 하루에 한 번 휴대폰으로 알림을 설정하여 알림이 울릴 때 '잘 하고 있어'라고 되 뇌인다. 문장은 무엇을 되 뇌든 낙관적이면 좋다.
▪ 낙관의 달 정하기: 한 달에 하루를 정해 그날은 자신과 타인에게 오직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말만 하는 날로 정한다.
4
음양의 조화에 따라서. 난 낙관주의자이다. 우주에는 하나의 로고스(原理)가 있는데, 그게 조화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지식하게 그 원리에 따라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계가 있다. 관계론이 나온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관계적' 태도로 하루를 사는가에 따라 일이 순리(順理)대로 가느냐 아니면 그 반대가 된다. 그래서 마음이라도 따뜻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은 양면성이 있다. 오르막 내리막 모두 같은 길이다. 난 자연의 흐름을 믿는다.
부정적인 생각은 우리의 삶을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도록 하고, 불행과 좌절을 낳게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진취적인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맹목적인 낙관주의가 아닌 인내와 용기를 가진 자세가 필요하다. 불교의 인연법으로 본다면 부정 속에 긍정이 있고, 긍정 속에 부정이 내재해 있다. 그 실체를 알아차리는 것이 깨달음이다. '인'과 '연'이 모여 현상을 이루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실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인연 이야기를 좀 해본다.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 인연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모든 것은 직접적인 원인(因)과 간접적인 조건(緣)이 만나서 생긴 것이고, 당연히 직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조건이 헤어지면 모든 것은 소멸한다. '있는 그대로', 여여(如如)하게 보는 사람, 즉 깨달은 사람은 모든 것을 공(空)으로 보기에 그것들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연이라는 말에서 중요한 것은 '인'보다 '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직접적인 원인인 '인'이 발생하면, 간접적인 조건인 '연'은 내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처가 되었다면, 그에게는 치열한 자기수행이라는 원인과 좋은 스승이라는 조건이 갖추어 져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부처가 된다는 것은 살아서 인간이 살아낼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을 말한다.
5
희망의 별은 책이나 논쟁에서 발견될 리가 없다. 그 희망의 별은 고개를 숙이고 발 아래 땅만 쳐다보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려는 이기적인 인간이 볼 수 없는 장소에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고개를 높이 들고 밤하늘에서 자신만의 별을 발견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 별은 자신만이 찾을 수 있는 빛나는 별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그 일상을 지속가능 하도록 계속 잘 유지하는 자에게 희망이 보인다. 그 길은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있는 자에게 보인다. 지난 주말 위도(蝟島) 여행 중에 바다에서 외로이 앉아 있는 기러기를 보며 생각했다.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다른 글들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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