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매주 일요일은 묵상하는 글을 쓰기로 했다. 오늘 아침 사진은 내가 나를 수련하는 공간이다. 지난 유성 재래 시장 장날에 산 프리지아 꽃이 활짝 피었다. 오늘의 화두는 수련의 공간이다. 여기서 수련(修練)은 습관에 젖은 일상의 나를 버리고, 스스로 감동할 만한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다. 수련은 일상적으로 흘러가버리는 양적인 시간으로부터 나를 탈출시키는 연습이다. 수련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과 같은 시간을 강제로 멈추게 하는 행위이다. 수련은 시간의 소중함을 포착해 질적으로 다른 순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수련을 하려면 장소가 중요하다. 수련하는 장소는 새로운 나를 탄생시킬 거룩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장소는 예수의 겟세마네 동산, 붓다의 보리수 아래, 무함마드의 메카 외곽 히라 동굴 등이 대표적인 공간들이다. 우리는 수련하는 장소를 '도장(道場)'이라 한다. 왜냐하면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에 있던 보리수를 우리는 '도장수(道場樹)라 부른다. 후에 불교가 중국에 전파되면서 생긴 단어이다.
'도장수'는 원래 산스크리트어의 '보디 만다라'를 한자로 번역한 표현이다. 보디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알지 못했던 진리를 수련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는 깨달음'을 의미한다. 이 깨달음의 대상이 만다라(Mandara)이다. 만다라는 우주의 중심이며 세상의 축이다. 만다라는 사방으로 펼쳐진 정사각형 안에 존재하는 한 점으로, 흔히 원형으로 표시한다. 그 점은 수련하는 사람이 지향해야 할 마땅하고 유일한 처음이다.
무슬림들은 일생에 한 번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로 향한다. 이 여정을 아랍어로 핫즈(hajj)라고 부른다. 이 말은 일상에서 벗어나 그것과 구별된 거룩한 경내로 진입하는 용기이다. 무슬림들은 메카로 들어가 라마단(Ramadan)이라는 종교 의례를 행한다. 라마단은 원래 이슬람 월력으로 1년 중 가장 뜨거운 아홉 번째 달에 해당한다. 섭씨 45도를 웃도는 가장 더운 말에 메카를 찾는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기꺼이 불로 태워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 글쓰기를 하는 것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위대한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글쓰기로 수련을 하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누군가 오늘 그늘에 앉아 있습니다. 그가 오래 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나중을 위해 오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멈춤이 중요하다. 수련을 위한 좌정(坐定)이 바로 멈춤이다. 인간은 두 발로 걸으면서, 계속 나아가야만 한다. 그래 멈추는 일이 더 어렵다. 좌정, 멈춤은 두 발로 걷는 특권을 포기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항상 움직이며 늘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기가 훨씬 더 어렵다. 노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무위(無爲)'라 했다.
나의 고민은 글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할 말이 더 많아진다. 요즈음 사람들은 긴 글은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댓글에 종종 "생각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가 올라온다. 우린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우리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를 달자.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윤재철
바퀴는 몰라
지금 산수유가 피었는지
북쪽 산기슭 진달래가 피었는지
뒤울 안 회나무 가지
휘파람새가 울다 가는지
바퀴는 몰라 저 들판
노란 꾀꼬리가 왜 급히 날아가는지
바퀴는 모른다네
내가 우는지 마는지
누구를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마는지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고독한지
바퀴는 모른다네
(…)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너무 오래 달려오지 않았나
이어지는 글과 시의 전문은 블로그로 옮긴다.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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