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도 시대정신을 좀 이야기 하려한다. 정치 이야기라고 미리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고 읽으면, 자신의 진영에 더 깊숙하게 빠져 사유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나 또한 경계하며,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공유한다. 특히 나 자신을 위해 정리 해본다. (2)
1. 정치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네 가지 전선(戰線)으로 이루어진다. '혁신 대 기득권', '새로움 대 낡음', '미래 대 과거', '통합 대 분열'이다. 지금 누가 앞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질문하며 후보나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보수 기득권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선의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 낡음, 과거, 분열의 모습을 보이는 정당과 후보를 살펴 보고, 우리는 총선에 임해야 한다.
2. 우리나라 386(지금은 586) 엘리트들은 1987년 체제를 쟁취한 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기에 민주화 운동으로 얻은 상징 자본을 밑천으로 곧장 엘리트 코스로 진입했다. 그리고 각자 조직 내 경쟁에서 이기고 대한민국 1%가 된 엘리트들은 이때부터 조직 밖으로 눈을 돌리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동맹을 강화한다.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가 촘촘하게 끈끈하게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이익 동맹'을 구축한다. 그후 10년이 다시 흘러 50대 중후반이 되자 마침내 대한민국 0,1%의 최후 승자가 되었다. 실망스럽게도 그들은 20년 동안 지적으로는 게을러졌고 도덕적으로는 해이해졌다. 기득권 '꼰대'가 되었다. 세상의 변화를 읽는 통찰이 20년 전보다 못하다. 공적 마인드는 약해지고 사적 욕망은 커졌다. 사적 네트워크로 얽히고설키다 보니 '아는 사람'의 부패와 비리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 위선적이고 이중적인데 부끄러움도 없다. 이미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는데도 개혁의 주체인 양 착각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성찰도 20년 전보다 못하다. "통찰은 부족하고 성찰도 없으니 현찰만 좇는 게 586 엘리트가 세상을 사는 방식이 되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 한다. 지금 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0,1%의 엘리트가 사는 방식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런 후보도 이번 선거에서 걸러내야 한다. 반엘리트주의를 없애야 한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아무나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 정치가 회복되려면, 국민인 유권자가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왜? 국민은 관료나 사법 체제로부터 통제 받는다. 그 체제를 통제하는 것은 우리가 뽑은 정치가가 통제해야 한다. 어제 아침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이 먹이 사슬을 잘 봐야 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무나 정치를 해도 된다고 믿는 유권자들은 기성정치를 혐오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을 '쇼핑'한다는 점이다. 정치 경험이 전에 전혀 없는 어떤 명망가가 나라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는 '메시아주의'는 아주 위험한 정치 포퓰리즘이다. 그리고 자기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개혁이다. 남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기득권이다. 특히 정치 혐오를 경계해야 한다.
정치는 우리의 삶에 대단한 영향을 끼친다. 정치는 우리들에게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신체를 구속할 수도 있으며, 돈도 걷어가며, 군대로 데려가기도 한다. 정치는 우리들의 '정신 세계'도 지배한다. 정치에 아무리 냉소적일지라도 정치는 우리들의 삶으로부터 단 1cm도 떨어지지 않는다. 원하지 않더라도 정치는 우리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며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는 사회에 대한 철학, 의지, 전문성이 없으면 해서는 안된다. 정치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의 영역이다. 우리 정치의 불행은 정치가 갖는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 아니라, 그 엄청난 힘을 아마추어들이 다룬다는 사실이다. 선거에 나가 당선되었다고 저절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너무나 위험하고 중요한 일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
우리 유권자가 공부를 하고 깨어나 사심없이 선거를 해야 한다. 이 모든 생각들은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의 칼럼을 보면서 정리된 생각들이다. 그는 이런 정치가를 꿈꾼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 '하나만 같아도 동지'로 보는 합목적적 유연함을 지닌 정치인이 필요하다.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정치에 맞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학자, 종교인, 법조인, 언론인, 시민운동을 하는 것이 낫다. 정치가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산주의 소련과 '연합'도 할 수 있어야 한다.
- 정치를 '업'으로 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정치는 정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그저 무엇이 되고 싶을 뿐인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직'을 쫓을 뿐 '업'을 지키지 않는 아마추어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
- 지지자들에게 욕먹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권력에 맞서는 것은 작은 용기만 있어도 되지만 지지자들에게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정치는 "사람의 일"이다. 그리고 오늘 사진처럼, 세상이 뒤집어진 것 같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일은 희망을 말해 볼 생각이다.
사람의 일/천양희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 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고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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