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인문 운동가는 소멸에 맞서는 사람이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도시소설가 김탁환이 농부과학자를 만난 이야기인,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란 책이다. 제목에 끌려 산 책이다. 보통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는 책들이 대부분인데,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라는 말이 나에게 다르게 들려왔다. '지킨다'는 말은 지난 9월 16일 아침에 했다.

위의 책이 시작되는 지점에 이런 말이 있다. "가끔은 단 한 문장을 반박하기 위해 한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존 버거, 『보리스, 말을 사다』) 지금 원하는 일을 금방 해결하려 하면 초조하고 조급해 한다. 원하는 일에는 인생 전체를 거다. 말하기는 쉽다. 삶 속에서는 보여주지 못하면서.

인문 운동가는 소멸에 맞서는 사람이다. 인문 운동가는 사랑을 목놓아 외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사랑은 우리에게 우리의 생활 방식, 판단 기준, 우리 선택의 바탕이 되는 가치를 되돌아 볼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 어머니 지구』에서 했던 말이다. 지구에 대한 사랑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나는 본다.

김탁환 도시 소설가처럼, 나도 소멸의 시대를 살았다. 지금도 우리는 소멸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방 소멸, 마을 소멸, 공동체 소멸, 농업이 소멸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끔찍한" 그러나 우리가 잘 모르는 통계 하나를 공유한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세계 평균 곡물자급률이 101,5%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겨우 23%이란다. 77%의 곡물을 수입하여 충당하는 실정이라 한다.

공동체의 안녕보다 개인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회에서 실패한 자, 가난한 자, 병든 자 약한 자를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 함께 돕고 사로 챙기며 공공선을 추구할 길을 시급하게 마련하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홀로 쓸쓸하게 스러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인문운동가인 나는 늘 생각한다. 소멸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사는 삶들과 연대를 하여야 한다고.

나는 왜 인문운동가를 자처했는가? 우리 사회는 지금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천박한 물신주의와 인간의 가치를 인격이 아닌 기능에서 찾으려 하는 비인간화라는 시대적 질병을 앓고 있다. 이 질병의 약은 '인문정신', 즉 인문적 가치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되살리자는  것이다. 그 역할이 인문운동가이다. 인문 정신이란
-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 균형 잡힌 역사의식,
- 온고지신의 지혜로움,
- 관용과 책임 있는 공동체 의식이다.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디지털_인문운동연구소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