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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각성한 자의 목표는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사는 것이다.

다시 좀 어려운 사유를 이어간다. 에토스란 단어에는 심오한 철학적 의미도 담겨 있다. 이 단어를 맨 처음 사용한 철학자는 헤라클리토스(Heraclitus)다. 그는 소아시아 에페소스에서 기원전 535년에 태어나 우주의 원칙은 끊임없는 변화라고 주장했다. 반복하는 말이지만, 헤라클리토스는 '에토스'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에토스 안스로포 다이몬."(ethos anthropō daimon). 나는 이 그리스어 문장을 '사람의 개성은 그의 운명이다'로 번역하였다. 이 문장의 해석을 쥔 단어는 '다이몬'이다. 그리스 단어 다이몬은 영어에서 흔히 '악마'로 해석되는 데몬(demon)의 어원으로, 부정적 인상을 준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다이몬'을 악마의 정반대 의미로 사용했다. 그는 '다이몬'을 자신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충고하는 긍정적인 '전령' '천사'로 번역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에르의 신화(Myth of Er)'에서 에토스와 다이몬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이 육체적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불멸한 인간의 영혼은 지상에서 완수해야 할 임무를 선택한다. 인간은 '망각의 강'인 레떼(Lethe) 강을 건너면서 그 물을 마셔, 자신의 영혼이 선택한 운명을 잊어버린다. 인생이란 자신의 임무인 다이몬, 즉 천재성을 찾는 여정이다.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헤라클리토스가 남긴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인간이 거주하는 일상 공간(에토스)은 비상한 신들(다이몬)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열린 공간이다." 하이데거는 하루의 일상을 자신의 비상한 것인 천재성이 드러나는 열린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에토스는 우리가 거주하고 생활하는 일상이다. 그런데 그 일상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천재성을 발휘하기 위한 구별된 습관을 서서히 만들어가는 비상한 공간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의 하루인 '오늘'이라는 일상은 나의 인격과 품격을 형성하는 구별된 습관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에토스’의 기본적인 의미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얻어진 습관과 관습; 좋은 습관을 통해 형성되는 도덕과 윤리’라는 뜻이라 했다. 그런데 이 ‘에토스’는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어로 ‘등장인물, 등장인물이 뿜어내는 개성(個性)’이란 의미도 있다. 그리스 비극은 자신이 일생동안 추구해온 인격의 최종목표를 흔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권력, 부 혹은 명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범인은 자신의 불행을 남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각성한 자는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생각습관, 말 습관, 그리고 행동습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스 비극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각성한 자의 목표는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사는 것이다.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목표를 명사, 동사, 혹은 형용사로 말하지 않고 문장으로 말한다. 매일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고, 그것에 합당한 생각, 말, 그리고 행동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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