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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참나'를 찾는 여행

배철현 교수의 <심연>을 읽으며 "위대한 개인"되기 프로젝트 (18)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

내가 선택한 그 길에는 발자욱이 찍혀 있지 않았다.
"여러분은 걸어야 합니다. 걸음을 통해 길을 만드십시요. 그 길은 이미 존재하여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쇼 라즈니쉬)

전설이라는 말을 나도 좋아한다. 살면서 내 전설을 만들어야 한다.
전설이란 각자의 심연에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 이야기이다.
내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모두 숭고한 여행의 과정이자 목적지이다. 이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 두려움은 나만의 전설을 실현하는데 꼭 필요한 트레이너이다.

전설을 위한 걸음은 순교적이다. 순교자(영어 martyr)는 의미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법정에서 자신이 선택한 말이나 행동이 진리임을 증명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숭고한 원칙을 위해 목숨을 바치다', 즉 '순교하다'이다.
순교자는 자신이 지금 걷는 이 길이 진리임을 믿는 것이다.

흔히 믿음은 자신과 무관한 도그마에 무조건 동의하는 행위로 알려져 있지만, '믿다'라는 영어 동사 'believe'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헤아려 알고 그것들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것을 지키려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스스로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헤아리는 행위가 곧 믿음의 시작이다.

가지 않은 길/프로스트

두 개의 길이 노란 숲에서 가라져 있다.
둘 다 갈 수 없어 섭섭했다.
하나만을 가야 했기에 한차을 서 있었다.
나는 볼 수 있는 데까지 내려다보았다.
길이 덤불로 굽어져 가는 곳까지

나는 똑같이 좋아 보이는 두 개의 길 가운데 하나를 택했다.
그 길이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겼다.
풀이 많고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 길로 간다 해도
별다른 흔적이 남지 않을 것이었다.

그날 아침, 내 앞에는 두 개의 길이 있었다.
낙엽엔 발자국이 찍혀 있지 않았다.
아, 나는 돌아올 다른 날을 위해 첫 번째 길을 남겨 두었다.
그러나 그 길이 또 다른 길로 이어져 있었기에
내가 돌아올 것임을 잠작하고 있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나는 한숨지으며 말하리라.
"두 개의 길이 하나의 숲에서 갈라져 있었지.
나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을 택했지.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꿨지."

배철현 교수는 이 시를 "스스로 선택한 삶이 최선이었다고 믿는 것, 즉 자기기만에 대한 찬양이며 위안"이라고 보았다. 시인은 자신이 택한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도 그 길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은 길이라며 스스로를 위안했을 것이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에 대한 믿음을 갖자.
최선이란 자신을 위한 최적의 선택이다. 묵상을 통해 그 유일무일한 운명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은 거룩하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자기기만'이다. 여기서 자기기만은 보잘것 없는 자신을 포장해 남들에게 과시하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가는 숭고한 여행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갈림길 위에 선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고, 그 순간 나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믿어야 한다.
시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하나이다. 미래는 오늘 내 선택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다. 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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