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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길을 가는 사람'

나는 오래 전 류시화 시인이 쓴 글을 포스팅했었다. 지금 읽으니, 한 문장 한 문장 이해하는 문해력이 강해졌다. 그 때도 그랬던 것인가? 지난 주에는 '길'에 관한 시 낭송을 듣게 되었다. 윤동주의 <길>, 김기림 시인의 <길>, 윤석구 시인의 <늙어가는 길> 그리고 도종환 시인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등등이다. 다음 주에 공유할 생각이다. 그러다 오늘 아침 페북에서 내가 5년 전 오늘 아침 류시화 시인의 글을 공유했다고 알려 주었다. 류시화 시인처럼, 내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다짐한다. "방황한다고 해서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런 목적지가 있다'고 마르틴 부버는 말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계속해서 류시화 시인의 글의 일부를 공유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길을 가는 사람'이다. 공간의 이동만이 아니라 현재에서 미래로의 이동,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과정도 길이다.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라고 하는데 '떠도는 사람', '길 위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방황하며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찾는 존재를 가리킨다. 호모 비아토르는 길 위에 있을 때 아름답다. 꿈을 포기하고 한곳에 안주하는 사람은 비루하다. 집을 떠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진 사람만이 성장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항상 선택 앞에 놓인다. 한 가지 길의 선택은 가지 않은 많은 길의 포기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좋은 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약초를 연구하기 위해 찾아온 UCLA 인류학과 학생 카를로스 카스타네다에게 멕시코의 야키족 인디언 돈 후앙은 말한다.

"그 어떤 길도 수많은 길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너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하나의 길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걷다가 그것을 따를 수 없다고 느끼면 어떤 상황이든 그 길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한다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 자신에게나 다른 이에게나 전혀 무례한 일이 아니다. 너 자신에게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는가?' 마음이 담겨 있다면 그 길은 좋은 길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무의미한 길이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다면 그 길은 즐거운 여행길이 되어 너는 그 길과 하나가 될 것이다. 마음이 담겨 있지 않은 길을 걷는다면 그 길은 너로 하여금 삶을 저주하게 만들 것이다. 한 길은 너를 강하게 만들고, 다른 한 길은 너를 약하게 만든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나란히 걷는다. 행복의 뒤를 좇는다는 것은 아직 마음이 담긴 길을 걷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담겨 있다면 자신이 걷는 길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며, 다른 길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중요하다. 아침에 이런 문장을 만났다. "몸만 안으면 포옹이지만, 마음까지 안으면 포용이다." 마음을 담고 그냥 내 길을 가려니, 지금 나는 행복하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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