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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오늘의 한 마디는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김연경)이다.

최근에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는 능력주의(meritocracy) 논쟁이다. 능력주의가 말하는 '능력만큼 보상받는다'는 언뜻 보면 공정하다고 느껴진다. 그래 능력주의가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 우리 사회가 능력에 따른 보상을 하지 않으며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을 나오던, 즉 50-60대들은 운이 좋았다. 학점이 낮아도, 자격증 하나도 없어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 안착했다. 반면,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다'는  20-30대들은 시대를 잘못 만난 탓에 치열한 입시와 학점 경쟁, 끝없는 자기계발 뒤에도 원하는 취업이 어렵다. 젊은이들은 능력주의 사회의 보상이 정말 능력에 따른 것인지 의심한다.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세대가 요직을 차지하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정말 능력만큼 보상받는가? 언뜻 보면, 맞는 거 같다. 우리나라는 시사총액 상위 30개 기업 임원의 25%가 소위 '스카이(SKY)대학' 출신이다. 이 점을 보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보상을 받는다는 원칙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소위 스카이(SKY)에 운 좋게 간발의 차이로 합격한 학생과 불합격한 학생의 시험 점수차이는 거의 없을 정도이다. 다만 유일한 차이는 커트라인이다. 그 커트라인 안에 들어가느냐 못하느냐는 인생의 성취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러니 능력이 아니라, 운이다. 명문대 입학이 고소득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 이 점을 보면, 사회에서의 보상이 결코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김현철 교수가 소개한 로버트 프랭크 교수의 책 <성공과 운(success and Luck)>(2016)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 부작용이 사회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1) 자기 성취가 스스로 이룬 것이라 믿을수록 세금 납부에 더 적대적이다. 정부와 사회가 도와준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2) 실패한 사람을 운이 나쁘기보다는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래 이들을 돕는 일에 소극적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늘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8할 이상이 공동체와 다른 사람 덕분이다. 그러니 겸손할 일이다.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할 일이 많아 <인문일기>를 오늘 아침에 마무리를 한다. 난 하루에 한 가지 씩만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리고 사회적 거리 4단계로 서로 조심하자고 하는데, 오히려 온라인 만남이 많으니 더 바쁘다. 그러나 기쁜 일이다. 인생의 사는 맛을 활동과 관계가 많고, 잘 이루어지며, 그것들이 의미가 있다면 잘 살고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선을 관계의 폭이 넓게 하고, 그 관계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접속을 유지하면, 원하는 활동이 확장되는 것을 어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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