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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참나'를 찾는 여행

배철현 교수의 <심연>과 함께 '위대한 개인'이 되는 프로젝트 (5)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

인내는 열정과 몰입이 안겨주는 선물이다.

"만일 당신이 어떤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 아픔은 그 일자체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에서 옵니다. 당신은 당장 그것을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인내

다른 이들이 도달할 수 없는 소중한 경지에 들어설 수 있는 비결은 어려움과 성가심을 덤덤하게 수용하도록 만드는 사랑이고, 그 사랑을 지속시킬 수 있는 힘이 인내이다. 사랑과 인내는 하나이다. 사랑하니까 인내하고, 인내하다 보면 그 사랑이 더 깊어진다.

인내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최고의 덕목이다. 인내로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킴으로써 처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경으로 인도하는 마술 지팡이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당시 키가 1m, 몸무게가 30Kg 정도로 사자의 점심 사냥감이었는데, 몇 가지를 혁신한다. 1) 인내하며 사물을 관찰해 그 대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상상하는 뇌를 발전시켰다. 2)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다른 동물들이 자신을 해치는 지를 살폈다. 3) 단거리에 취약한 인간은 몸의 털을 제거함으로써 스스로를 장거리에 적합한 몸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털이 없어진 인간은 몸에서 나는 열과 땀을 몸 전체로 배출하며 오랫동안 사냥감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오래 달리는 인내가 생존 수단이었는데, 이젠 취미로 진화되었다. 예를 들면, 인간은 인내와 한계를 실험하는 스포츠를 즐긴다. 마라톤이 그 예이다. 쉼 없이 일정한 속도로 42, 195Km를 달리는 것은 인내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 선수들은 극한 상황에서 오히려 엑스터시를 경험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 놓이는 순간 고통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즐기며 달릴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든단다. 이런 행복감과 편안함에 빠지는 것을 영어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사람의 기분을 전환시키는 성분인 '엔돌핀'이 달리기를 하며 인내하는 동안 나온다고 말한다. 러너스 하이는 인내가 안겨주는 종합선물세트이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천재지변이 있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몰입한다. (# 아랑곳하다: 일에 나서서 참견하거나 관심을 두다) 꽃처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임무를 찾아냈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몰입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에게 인내를 선물한다. 게다가 그 인내는 내가 몰입한 임무를 더 깊이 사랑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자신의 임무를 나 자신의 '심연'으로까지 들어가 찾는다.
그 임무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몰입한다.
그러면 그 사랑으로 인내할 수 있다. 그러면 더 잘 몰입할 수 있다.
다시 그 몰입이 그 임무를 더 사랑하게 한다.
그래서 인내는 열정과 몰입이 가져다주는 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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