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마니타스, 즉 인문학은 사람의 학문이다. 사람이 뭡니까? 사람은 homo sapiens이고, homo faber, homo ludens이고 동시에 homo loquens, homo sexcus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며, 뭔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사람이며, 쉼 없이 놀이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말하는 사람이면서 몸으로 교감하는 사람입니다. 인문학은 이 모든 문제를 다 다룹니다. 이 모든 것이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끊임없이 형성되는 존재이지 결코 완성되어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Be가 아니라 Being인 것입니다. 인문학은 이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인문학의 힘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힘입니다.
2. 인문정신이란 ‘전진하는 분석’과 ‘후퇴하는 종합’, 즉 통찰하는 정신입니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총체적으로 모두 훑어 두루 살펴보는 것입니다. 인문 정신은 우리의 삶과 세상을 잘 볼 줄 알게 해줍니다. 통찰은 두 가지 의미입니다. 영어로 말하면 insight, penetration이고 overview이고, 한문으로는 洞察이면서 通察입니다. 이러한 통찰의 힘을 기르는데 최고의 자양분이 인문학, 후마니타스(humanitas)입니다. 진정한 통찰의 힘은 현실의 팽팽한 긴장감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3. 우리의 선비정신이 인문 정신입니다. 인문학은 文, 史, 哲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장은 기교의 산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고 영혼입니다. 사는 역사라는 거울에 비추어 스스로를 반성하고 나아갈 바를 살피는 것입니다. 표폄(褒貶, 시비선악을 판단 결정하는 것)이다. 철학은 관념의 퇴적이나 사념의 유희가 아니라 깊은 생각과 넓은 조망을 통해 삶의 진정한 원리를 발견해가는 살아 있는 운동입니다. 그러므로 인문학은 박제화된 관념의 집합이 아니라 삶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혼(정신)의 운동입니다. 살아있는 인문 정신이란 영혼을 불사르며 끝까지 쓰러지지 않는 정신입니다. 그래서 인문학의 주제는 우리들의 욕망, 감각, 꿈입니다.
#인문정신 #인문운동가박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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