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인상적인 속보가 나왔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이용해 영상으로 출마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다운' 방식이다. 쓸데없이 패거리를 이루어 세를 보이는 것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을 조목조목 말하고, 그 원고를 내 보내는 것이었다.오늘의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불공정과 양극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풀 수 없는 매듭은 자르고 길이 없는 광야에는 길을 내야 한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경기침체와 저성장을 부른다." “공정성 확보가 희망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 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을 향해 가야 한다.” “규칙을 지켜도 손해가 없고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나라,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의 결과로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 희망한다.
인문운동가가 원하는 사회가 대동(大同) 사회이다.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은 일상의 고통을 해결하는 디테일의 끝판 왕이자,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커다란 비전의 설계자여야 한다."(경향신문, 김민아) 잘 정리된 문장이다.
도나 개나 공정을 말한다. 잘 구분해야 한다. 이준석 식의 공정은 '능력'에 따른 공정이다. '시험(성적)'을 잣대로 삼는 공정이다. 능력을 시험하는 과정과 절차가 공정하면 사회,경제적 약자와 소수자도 정당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좀 더 고민해야 할 내용이다. 국가 지도자는 열정을 갖고 강하게, 동시에 균형감각을 갖고 서서히 널빤지를 뚫어야 한다. 막스 베버의 말처럼 말이다. "정치란 열정과 균형감각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다."(<소명으로서의 정치>) 열정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 개개인의 삶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몇 일전부터 "자기 구원의 가이드 맵"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 했던 유교는 관념적이고, 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 주장처럼, 어떤 기준이 있어 우리를 옥죄인다고 봤다. 그러나 이황의 <성학십도>를 꼼꼼하게 읽다 보니, 유학(儒學)은 감화(感化)의 철학이었다. 말로 하는 감화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내가 '도(道)'를 지키면, 그 도는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확산된다는 말이다. 오늘 이 점에 대해 '자기 구원'의 지도를 더 그려본다.
<성학십도> 제2도 <서명>의 하도(下圖) 두 번째 문장이다.
違曰悖德, 害仁曰賊. 濟惡者不才, 其踐形惟肖者也. (위왈패덕, 해인왈적. 제악자부재, 기천형유초자야)
어길 위, 어그러질 패, 헤칠 해, 도둑 적, 건널 제, 재주 재, 밟을 천, 닮을 초
이 소명의 위배(違)를 '패덕(悖德)'이라 부르고(曰), 인(仁, 사랑)을 해치는(害) 것을 범죄(賊, 도둑질)라 일컫는다. 악(惡)을 저지르는(濟) 것(자)은 제 본성(才)의 일탈(不)이다. 오직(惟) 하늘을 달음(肖) 자(者)만이(也), 그 타고난 것(形)을 온전히 실현(踐)한다.
천천히 읽어 보면 기본중의 기본인 삶의 지도이다. 이 문장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 욕심에 골몰하여 우주적 가족 공동체의 책임과 의무를 져버리지 말자는 말이다. 일종의 경고이다.
① 違曰悖德(위왈패덕): '우주적 가족 공동체의 소명',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는 것을 패덕(悖德)이라 부른다는 말이다.
② 害仁曰賊(해인왈적): 공자와 맹자에게 인(仁)은 완전한 인간성을 의미한다. 仁은 우주적 가족 공동체의 사랑과 질서, 조화와 평화(仁義禮智)를 총체적으로 의미한다. 그리고 仁은 동시에 인간이 자기 수련(수양 修養)을 통해 지향해야할 최고의 이상적 경지이다. 그러니 인간은 타인과 사회만이 아니라 우주적 공동체의 책임을 어깨에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책임을 방기하고, 그 우주적 공동체의 책임을 훼손하는 자는 도적, 즉 도둑이다.
③ 濟惡者不才(제악자부재): 악을 저지르는 것은 자신의 본성을 훼손하는 자이다. 여기서 재(才)는 타고난 자질을 의미한다. 인간은 우주 건곤(乾坤, 하늘과 땅)의 자식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우주적 자질과 능력을 공유하고 있고, 그것의 발휘를 통해 우주의 창조적 과정에 동참하여야 하는 존재이다.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내키는 대로 나쁜 짓만 일삼는 자들은 자기 생명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④ 其踐形惟肖者也(기천형유초자야): 여기서 '천형(踐形)'은 맹자의 용어란다. 말 그대로 하면, "형체(形)를 구현한다(踐)"는 것이지만, 각자 부단한 노력을 통해 자신을 낳아준 우주의 자랑스런 아들임을 입증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초자(肖者)란 아버지를 닮은 자란 말이다. 그 아버지가 크게는 우주이고, 작게는 부모이다. 우리가 '불초(不肖)'라고 말하는데, 이는 '아버지를 닮지 못한 못난 자식'이란 의미이다.
'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을 고문하는 8가지 방법> (0) | 2022.07.02 |
---|---|
대나무 이야기 (0) | 2022.07.01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이정록 (0) | 2022.06.30 |
자발성(自發性)이 중요하다 (0) | 2022.06.29 |
농사법/한광구 (0) | 2022.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