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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5)

매너는 감동이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소심쟁이’란 닉네임의 여성 누리꾼(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발견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같이 근무하다 외국계 회사 상무로 자리를 옮긴 분이 있다. 어느 날 그 상무님 일행이 프로젝트를 논의하러 우리 회사를 방문했다. 팀장이 급하게 나오더니 내게 “커피 5잔만 가져다 달라”고 했다. ‘커피 심부름에 너무 예민해지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외국인과 내 또래 남자직원까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때였다. 상무님께서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영어로 말씀하셨다. “이 분은 A 사의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입니다. 다음번에는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겠지요. 고맙게도 우리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셨으니 모두 땡큐라고 해주세요.” 썰렁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밝아지면서 모두 내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박수까지 쳐주었다. 상무님이 너무도 고마웠다.

이종선 대표는 이런 사례도 들려주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 사장은 한 결혼식장에서 중요한 거래처 대표인 B 사장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했는데도 B 사장은 별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마음이 몹시 불안해진 A 사장은 두 사람을 다 잘 아는 C 씨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C 씨가 이유를 묻자 B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보니 A 사장 옆에 아드님이 계시더군요. 거기서 얘기가 길어지면 혹 그 아드님이 ‘왜 우리 아버지가 나이도 젊은 사람을 이렇게 어려워하나’ 마음을 쓸 것 같아 서둘러 자리를 피한 거지요.”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지인들은 모두 B 사장의 배려에 탄복하며 그를 더욱 믿고 인정하게 됐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매너는 이렇게 공감과 신뢰, 감동을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