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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오늘 아침은 욕심(慾心) 이야기를 한다.

에리히 프롬은 "욕심은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을 소진 시키는 바닥 없는 구멍"이라 했다. 배철현 선생은 욕심을 "만족을 모르는 채 헛것을 갈망하는 괴물"이라 했다. 그러면서 배 선생은 "성공한 사람"이란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아는" 사람,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한 가지를 찾았거나 찾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며,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성공의 방해꾼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보았다.

첫 번째 방해꾼은 부러움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수렴을 한 적이 없고, 자신을 우주 안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대접하지 못하는 사람은 대개 남을 부러워 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섬기는 사람은 남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남을 부러워 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한 최선의 기준을 스스로 만든 적이 없기 때문에 남의 기준을 자신의 기준인 양 착각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이 고유한 것인 줄 알고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런 사람을 배교수는 무식(無識)한 사람이라 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을 위한 최선을 모르는 채 어영부영 사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남을 부러워하는 삶, 남이 소유한 것을 나도 갖고자 하는 삶, 남이 말하는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두 번째 방해꾼은 흉내이다. 흉내는 부러움의 표현이다. 부러움은 정신적인 활동이라면, 흉내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표현할 때 독창적이며 매력적이다. 반면 흉내를 내는 사람은 진부하다. 그렇지만 우리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흉내를 내며 살아간다.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고유한 선율을 연주해보지만 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협화음으로 들릴 수 있다. 그렇지만, 고유함에는 진정성이 깃들어 있어서 듣는 이의 마음 속에 있는 진정성과 공명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아름다운 선율로 변화한다. 배교수에 의하면, "흉내는 자신의 고유함을 포기하려는 자살행위"라 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고유한 나를 위한 최선의 경주는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다. 나 자신과의 경쟁이다. 달리기를 위해서 가장 가볍고 간편한 복장이 필수인 것처럼, 삶의 달리기에서도 단출함, 즉 단순한 삶이 필요하다. 또한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를 목표점에서 이탈하게 만들고, 우리의 시선을 희미하게 만드는 마음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이 마음의 유혹을 배철현 선생은 '욕심'이라 하며,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이 욕심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 했다.

단테는 <신곡>에서 욕심을 다음같이 끊임 없이 휘몰아치는 태풍에 비유했다. "지옥의 휘몰아치는 바람은 결코 쉬는 법이 없다. 바람은 이영혼들을 자신의 힘으로 끌고 다닌다. 그리고 그들을 바람에 날려 보낸다. 그들은 뒹굴고, 부딪히고, 결국은 괴로워 소리친다." (<지옥> 제5곡 31-33행)

배철현 선생은 욕심은 "끝도 없고 만족도 없다"고 하면서, "그것은 배가 부른 데도 더 먹으려 하는 비이성적 습관이며, 권력을 쥔 자가 더 많은 권력을 휘두르려는 횡포이다. 한자 욕심(慾心)에서 욕(慾)자를 해자하면, 배가 불렀음에도 더 많은 곡식(谷)을 하품(欠)하듯 입을 벌려 넣으려는 마음(心)이다.

거부하기 힘든 악마의 유혹이 식탐(食貪)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에 의하면, "인류는 요리법이 향상된 뒤 몸이 요구하는 것의 두 배는 먹는다"고 한다. 음식은 우리의 본성을 자극해 이성을 마비시키고 육체를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강력한 유혹이다.

우리 인간은 탐닉(耽溺)을 좋아한다. 탐닉의 사전적 정의가 "어떤 일을 몹시 즐겨서 거기에 빠짐"이다. '닉'자가 '빠진다'는 말이다. 마치 익사(溺死)처럼, 물에 빠져 죽는 것처럼, 어떤 것을 너무 즐겨 빠져 죽는 모습이다. 우리는 자신의 쾌락을 일깨우는 외부의 자극에 필요 이상으로 반응한다. 문제는 이런 탐닉이 우리를 중독 시킨다는 것이다. 그 중 거부하기 힘든 게 식탐이다. 그래 붓다나 예수와 같은 성인들에게 흔한 습관 중 하나가 금식이다. 금식은 자신을 지배하는 다양한 탐닉을 걸러내 자신을 주인으로 만드는 수련이다. 배철현 선생은 탐닉이 매우 미묘해서 확인이 힘들다고 했다. 그러므로 자신을 응시하는 오랜 수련을 통해 그 정체를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수련을 하면, 그만큼 유혹에 끄덕하지 않는 내공을 갖게 된다. 새로 시작하는 이번 주도 수련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