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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위험하게 사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10년 전 글이에요.


‘철’ 모르는 가을비 같은 초 겨울비가 소리 없이 부슬부슬 내리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마지막 남은 11월의 한 주가 더 슬프게 다가옵니다. 어젯밤은 평소 내가 좋아하던 파울로 코엘류의 <불륜>이라는 소설책을 침대에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침 니체의 철학을 공부한 후라 더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니체가 주장하는 “위험하게 사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라는 문장 때문입니다. 무감각한 삶이 두려움으로 바뀌어야 삶이 흥미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설에서 만난 이런 문장들에 밑줄을 그으며, 읽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치나 보며 인생을 보낼 수는 없다.”

박찬국 선생의 <<초인수업>>에서 읽은 것입니다. 니체의 핵심 사상은 험난한 운명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긍정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했던 그리스 로마의 강건한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 강건한 정신은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을 강화하고 고양시킨다. 니체는 이 강건한 정신을 ‘강함의 염세주의’라고 한다. 이 말은 건강한 생명력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삶의 가혹함과 두려움을 찾아다니고, 우리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호적수로서 만나기를 원하는 도적적인 정신을 가리키다. 이 반대가 ‘비열하고 천박한 기회주의의 정신’이다. 니체는 ‘말세인들의 정신’이라고 한다. 이 말은 안락하게만 인생을 살려는 정신을 말한다. 이런 정신을 가진 사람은 정신력과 생명력의 고양을 위해 적어도 자신과 대등하거나 강한 자들과 투쟁하는 험난한 운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과 안락을 확보하기 위해서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약한 자들을 뜯어 먹는 안이한 운명을 선택하는 자들이다.

그 다음, 이런 것도 읽었습니다. ‘인간의 정신은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사자의 정신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 이 말은 니체의 유명한 ‘인간 정신 발달의 3단계’이다. ① 낙타의 정신: 낙타는 사막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아무런 불만도 없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는 동물이다. 이런 의미에서 낙타는 인내와 순종의 대명사이다. 그러니까 니체가 말하는 낙타의 정신은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절대적인 진리로 알면서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정신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이 진정한 삶인지에 대한 고뇌도 하지 않은 채 기존의 사회가 정해준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런 삶을 ‘세상 사람의 삶(자기를 상실하고 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빠져 있는 삶’)이라고 하며, 니체는 ‘말세인의 삶(밑바닥까지 전락한 인간의 삶)’이라고 한다. ② 사자의 정신: ‘사자의 정신은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한다.’ 다음은 아이의 정신의 대한 설명이다. 놀이에 빠진 어린아이처럼 산다.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삶을 유희(놀이)처럼 사는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는 놀이이어야 한다. 그러면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삶의 의미를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물음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처럼 즐거운 놀이를 하듯이 하루를 잘 보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