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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제주도에 가고 싶은 밤이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제주도에 가고 싶은 밤이다.

제주는 불과 물의 투쟁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투쟁은 생명의 본질이다. 물과 불, 누가 이겼나? 무승부이다.

바다가 용암의 홍수를 삼키고 냉각시켜 현무암으로 만들어버렸으니, 결국 불이 패배한 것인가? 아니다. 불은 바다 한 가운데서 용솟음쳐 올라 새로운 땅, 큰 섬 하나를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무승부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는 술이다. 술을 마시면 물이 이긴 것인가? 불이 이긴 것인가? 술은 물과 불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원래 지구는 들끓는 불덩어리였는데, 지구 내부에서 빠져나온 기체들이 대기와 구름이 되고 마침내 큰비가 만들어져 바다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식어가는 마그마 위에 형성된 바다는 처음에는 뜨겁다가 차츰 따뜻한 물로 변해 거기에서 생명 탄생의 화학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불이 물로 변한 것이데, 불과 물의 싸움에서 불이 패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물은 단지 지구 표면만 식혔을 뿐, 땅 속에서 아직도 섭씨 2천 도의 마그마가 펄펄 끓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