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본격 9월이다. 왜냐하면 새로 시작하는 한 주일인 월요일이 오늘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진 '덥다'는 이유로 많은 것이 허용되었지만, 오늘부터 삶은 또 피할 수 없다. 마음의 "때", 아니 나의 "허물"을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한다. 머리가 똑똑해 옳은 소리하면서 비판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무언가를 나누어 주려고 하고,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어 따뜻함으로 내 꽃을 피어 '화엄 세계'를 만들고 싶다.
그릇 / 안도현
1
사기그릇 같은데 백년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그릇을 하나 얻었다
국을 퍼서 밥상에 올릴 수도 없어서
둘레에 가만 입술을 대보았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
그릇은 나를 얻었다
2
그릇에는 자잘한 빗금들이 서로 내통하듯 뻗어 있었다
빗금 사이에는 때가 끼어 있었다
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
버릴 수 없는 내 이 허물이
나라는 그릇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금이 가 있었는데 나는 멀쩡한 것처럼 행세했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안도현 #와인비스트로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의 교육은 엘리트라는 괴물을 양산해왔고, 우리의 구조와 시스템은 괴물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왔다. (1) | 2024.09.03 |
|---|---|
| 할 수 있다면 내가 너 자신을 구하라. (1) | 2024.09.03 |
| 각자 자신의 마음의 방조제를 쌓아야 한다. (7) | 2024.09.02 |
|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4) | 2024.09.02 |
|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5) | 2024.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