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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천지불인(天地不仁): 하늘과 땅은 편애(仁)하지 않는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하나

"천지불인(天地不仁, 하늘과 땅은 편애(仁)하지 않는다.)"의 뜻을 확인하려고 <도덕경>을 폈다가, 이 세상을 먼저 끝낸 아내가 그은 밑줄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다언수궁 부지수중(多言數窮, 不知守中)" 말이 많으면 궁지에 몰리는 법. 중심(中)을 지키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자세히 읽다, 그냥 책을 덮었지요. 오늘은 더위가 달아날 정도로 바쁜 날입니다. 좋은 거지요.

자세히 봤더니/안경라

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갈아엎으려고 자세히 봤더니
꽃뿌리를 감싸고 있는 지렁이를 사랑한 것과
꽃잎으로 배를 채우는 달팽이를 사랑한 것과
가슴 어디쯤 진한 눈물로 말라버린 송진을 사랑한 것과
바람보다 가늘한 핏줄 다 보이는
투명한 아기 새 덮은 흙을 사랑한 것과
그대를 사랑한 것과
죽을죄 졌어도 다시 손 내미는
신을 사랑한 것밖에 없어
그냥 도로 덮어 두는 그믐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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