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읽다(4): 어제는 바람이 불어 그늘에 서면 덥지 안 했다.
일상 언어 중에는 '바람 피우다'란 말이 있는데, 한 이성에만 만족하지 아니하고, 몰래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지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주말농장을 해 보면, 야채가 햇빛으로만 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창문을 닫은 채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면 잘 자라지 않는다. 아마도 바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바람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성장을 돕는다.
바람이 전하는 말/최서림
이제 그만 납작 엎드려 민들레로 살라 하네.
몸안에 공기 주머니를 차고 방울새로 살라 하네.
부딪히지 말고 돌아서 가는 물로 살라 하네.
위벽을 할퀴고 쥐어짜듯 아픈 새벽
유리창을 두드리며 바람이 일러주는 말,
비우면 채워지고 비우면 채워지니 강물처럼 살라 하네.
물새 똥 앉은 조약돌처럼 구르고 구르면서 살라 하네.
#인문운동가_박한표 #시_읽다 #사특사 #바람이_전하는_말 #최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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