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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는 불행할 권리가 없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24일)

나는 영웅사관을 믿지 않는다. 역사를 바꾸는 것은 어떤 거대한 민중의 힘과 시대 정신이지, 특정 개인의 영웅적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에 나는 코로나-19가 만들어준 '강요된 집콕'의 생활 덕분에 김누리 교수의 책, <<우리는 불행할 권리가 없다>>를 정독 하였고, 그 내용을 아침 글쓰기를 통해 공유했다.

김교수는 자신의 책 에필로그 제목을 "거울 앞에서 당당 하기"라고 했다. 나도 이번 독서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 낯을 부끄럼 없이 되돌아 보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이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 자신이 민주주의자가 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결코 안정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한다. 나부터 일상에서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이런 깨어 있는 개인이 많아지면, 분명 우리 사회는 성숙한 민주 사회로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우리는 식민 지배, 냉전과 내전, 군사독재라는 참혹한 역사의 질곡을 거치고도 이런 반듯한 나라를 만든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다. 민주주의자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강한 자아를 가진 자이다. 50년 전의 프랑스 68혁명 정신을 이제라도, 우리는 강한 자아로 다음과 같은 현실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게 이번 대선에서 결정된다. '촛불 정신'이 완성되는 거다.
• 취약한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
• '가면 쓴 민주주의'의 현실
•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의 부족
• 성 해방 의식과 정치적 상상력의 빈곤
• 반권위주의 교육의 부재

김누리 교수에 의하면, 우리는 그 프랑스 68혁명의 부재로 보기 드문 다음과 같은 부조리한 사회 속에 살고 있다.
• 소외, 자율, 탈물질주의, 반권위주의의 개념이 아직도 도착하지 못한 사회
• 페미니즘과 생태주의. 평화주의에 대한 감수성이 빈약한 사회
• 군사문화가 생활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병영 사회

이제라도 이 뒤집힌 역사를 바로 잡아 68혁명이 꿈꾸던 사회, 모든 억압으로 부터 해방된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게 젊은이들이 말하는 '헬조선'을 극복하는 길이다. 특히 정치권은 재벌 개혁, 정치 개혁, 교육 개혁, 검찰 개혁, 사법 개혁 등을 결연히 감행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후세대에게 '지옥'을 넘겨주지 말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걸 실현할 후보를 뽑아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담론들은 사치가 되었다. 참 답답하던 차에 어제는 박선화 교수의 담벼락을 보고, 그 결론을 공유하겠다 생각하고 퍼 두었다.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대선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내가 아는 모든 경험과 사유를 총동원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조심스레 결론을 내려본다."(박선화)
(1) 가장 위험한 리더는 무식한 리더라는 것. 게다가 깨끗하지도 않고, 썩은 언론과 황당한 종교와 사법권력이 추켜세우는 인물이라면 망하는 건 명확하다. (박근혜의 재림 같다) 나와의 친분관계를 떠나 아둔하고 무지한 리더는 결과적으로 조직을 고통에 빠트렸다. 예외가 없다. 비호감이지만 영악한 CEO가 이끄는 회사와, 경제고 국제정세고 아는게 없고 알코홀릭인 CEO가 이끄는 회사. 어느 쪽에 투자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좀 쉬워진다. 세계가 어느 쪽 리더에 더 안전함을 느끼고 투자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조금 더 선명해 진다. (현재 외신들의 평가를 보면 알 수 있음)
(2)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분명히 있는 인물에게 일단 기회를 주기로 한다. 어차피 다 의심스러운 인물들이라면, 뭐 하나라도 기대할 구석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고 마음을 다독여본다. 100% 망하는 것보다야 50% 확률이라도 기대해 보는 걸로. 무엇보다 국힘당과 그 전신 당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낸 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확신. 차라리 홍준표나 유승민 의원 정도였음 이번엔 민주당도 혼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이건 뭐 도저히... ㅜ.ㅜ
(3) 이번 정권이 경제를 망쳐서 심판한다며 경제 백치인 이를 뽑겠다는 분들은 나로선 이해불가다. 무엇을 위한 심판인 건지. 그리 윤석열을 밀고 싶다면, 공부 좀 시켜서 다음 기회에 조국씨와 겨루게 해보거나. 어차피 본인이나 가족의 비리로 무게를 재면 조국씨가 나와도 할 말은 없어 보이고 가장 공정한 그림일지도. ㅎ

네가 무슨 욕망이 있어 이러는 것은 아니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됐심더"이다.

됐심더/곽효환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았지만 소박하고 섬세하고 애련한 시를 쓰는 한 시인이 선배 시인의 소개로 고고했으나 불의의 총탄에 세상을 뜬 영부인의 전기를 썼다 불행하게 아내를 잃은 불행한 군인이었던 대통령이 두 시인을 안가로 초대했는데 술을 잘 못하는 풍채 좋은 선배 시인은 그저 눈만 껌벅였고 왜소했으나 강단 있는 두 사내가 투박한 사투리를 주고받으며 양주 두 병을 다 비웠다 어느 정도 술이 오르자 시인의 살림살이를 미리 귀띔해 들은 대통령이 불쑥 물었다

"임자, 뭐 도울 일 없나?"
잠시 침묵이 흐르고 시인이 답했다
"됐심더"

강과 바다가 만나 붉게 타오르는 강어귀 언덕에서 가난 섞인 울음을 삼키던 여학교 사환이었던 소년은 꿈꾸던 시인이 되어서도 그렇게 일생을 적막하게 살았고 만년을 쓸쓸히 병마에 시달리다 눈을 감았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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