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세상을 바꾸는 사람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쇼"라도 이런 기사를 읽는 것은 따뜻한 겨울을 나는 일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을 관람한 후,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다. "그런다고 새상이 바뀌나요?" "세상을 바꾸는 사람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 "역사는 금방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한다.

상영을 모두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은 "눈물을 많이 흘리셨죠"라며 "슬픈 가운데서도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메시지도 좋았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 영화의 주인공, 관련있는 분과 함께 봤는데 내내 울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6월 항쟁,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다"며 "지난 겨울 촛불집회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느냐'는 말 많이 들으셨을 거다.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냐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만 소개한 언론들이 많은데, 경향신문만 좀 더 자세하게 기사화했다. 더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한 순간에 세상이 바뀌지 않지요.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 속 87년 6월 항쟁으로 우리가 <택시운전사>란 영화로 봤던 택시운전사의 세상, 그 세계를 6월 항쟁으로 끝을 낸 것”이라며 “6월 항쟁 이후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서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시켜준 게 촛불 항쟁”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역사는 금방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면서 뚜벅뚜벅 발전해오고 있는 것”이라며 “또 한가지, 세상 바꾸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그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극중 고 이한열 열사 역할을 맡은 강동원은 영화를 보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동원은 "이 영화를 준비하며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것이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앞으로 열심히 좋은 영화 찍어 보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난 그 때, 프랑스로 유학기 직전의 해이다. 그리고 공주대학에서 근무하던 때라, 퇴근하면, 대전으로 나와 시위에 동참하고, 막차로 공주로 되돌아가던 그 때가 아련하게 기억으로 다가온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너무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또 하나의 유행을 만드는 것에 저항하려고, 안 봤다. 다음 주에는 꼭 딸하고 영화를 보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