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가 좋아하는 최진석 교수는 일찍 명예퇴직 하고, 자기 고향으로 내려가 <호접몽가>라는 학교를 짓고, 오는 9월에 연다는 소식을 받았다. "더 나은 우리를 위한 '지적 성장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학교를 지었다고 한다. 멋지다. 부럽다. 나랑 나이가 같은 돼지띠인데... 후원할 생각이다. 학교 이름은 "새 말 새 몸짓 기본학교"이다. 기본이라는 말이 어색할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경쟁에 내몰리며 기본을 잃었다. 그러나 나라가 자리를 잡아가며, 이젠 좀 나아진 것 같지만, 아직도 물질적인 축면에서만 나아진 것 같다. 지난 시와 사진 그리고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내가 몇 년 전부터 아침 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를 길게 쓰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은 최진석 교수가 고향에 내려가 학교를 지은 이유와 같다. 나는 이 글을 매일 쓰면서, '더 나은 나'로 성장하고 있다. 그래 점점 더 글이 길어진다. 그러나 하루도 빠지 않고 글을 공유하는 이유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더 나은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하나 밖에 없는 내 딸 이름이 '나은'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사진은 해가 질 무렵 주말 농장에 산책 갔다가 찍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역설적이게, 대기가 깨끗해 졌다. 프랑스어에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대를 말하는데, 멀리서 오는 사물이 나를 위한 충성스러운 개인지 죽이러 다가오는 늑대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로도 쓰인다. 바슐라르는 '몽상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오늘 아침 시는 이 사진을 보고 기억해 낸 6월의 시이다.
6월/황금찬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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