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3.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4월 2일)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채소밭 가기이다. 지금의 벚꽃이 만발해 있다. 이곳은 나의 몸을 단련시키는 운동의 장소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자기 몸을 돌보는 임무를 등한히 하여, 자신이 신체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해지는 것을 보기도 전에 늙는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일세."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운동은 정의롭다"고 말하면서 운동을 해야 할 이유를 이렇게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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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흘린 땀이 정당한 대가로 돌아오는 거의 유일한 현실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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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신체를 강하게 단련시켜 위축된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 권태와 무기력을 무찔러 웅크린 삶의 지평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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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반복된 집중과 인내는 우리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주고, 꾸준한 도전과 성취는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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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운동은 위축된 우리 영혼을 몰입의 황홀에 빠뜨리고, 기쁨의 바다에서 헤엄치게 한다.
장대표는 현상필의 <<소크라테스 헬스클럽'(을유문화사 펴냄)>>라는 책을 소개했다. 그 책에 따르면, 학습과 성찰을 통해 영혼을 단련하는 과정과 훈련과 운동을 통해 삶을 바꾸는 과정은 완전히 하나이다. 몸과 마음을 나눠 생각하는 잘못된 착각에 빠진 우리 현대인과 달리, 그리스 현자들은 육체와 영혼의 탁월성을 똑같이 함께 추구했다. 이 책은 근손실을 영혼 소실로 여기는 이들을 위한 헬스장의 인문학, 산책로의 철학을 추구한다. 오늘 아침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운동은 "신선한 공기와 환한 햇빛, 힘찬 움직임을 통해 지혜에 이르는 길"(현상필)이다.
장 대표에 의하면, 소크라테스는 아침마다 체육관을 찾아 몸을 돌봤고, 플라톤은 축제 경기에서 두 차례 우승했던 레슬러였으며, 디오게네스는 한 조각 햇빛을 쫓는 게으름뱅이가 아니라 영혼의 평정을 위해 극한까지 육체를 몰아붙인 운동 중독자였다고 한다. 이들에게 체력 단련은 시민의 특권이자 의무였다. 건장한 육체는 내면의 성숙한 신성을 증명하는 눈부신 증거였다. 플라톤의 본명은 아리스토클레스였다. 그러나 운동으로 근육을 부풀린 몸이 매우 아름다워 스승이 붙여준 별명인 플라톤으로 더 많이 불렸다. 플라톤은 '떡대', 즉 넓은 어깨를 가리켰다. 독서로 마음을 돌보고 운동으로 몸을 살피는 일은 자기 현재를 확인하고, 나날이 이를 이겨나가 온전한 삶에 이르기 위한 고귀한 실천이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말처럼, "체력과 정신력이 조화롭게 집중되면, 삶은 저 스스로 힘을 얻는다". 단순한 이 사실이야말로 어쩌면 우리가 알아야 할 궁극의 인생 지혜인 듯싶다.
사는 법/홍관희
살다가
사는 법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길을 멈춰 선 채
달리 사는 법이 있을까 하여
다른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노라면
그 길을 가는 사람들도 더러는
길을 멈춰 선 채
주름 깊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내가 지나온 길 위에
마음을 디뎌 보기도 하더라
마음은 그리 하더라
선과 악, 한 끗 차이이다.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하인리히의 재판을 보면서 놀란 것은 악행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치밀하게 준비해 근면하게 학살했다는 점에서)에 비하면, 그 일을 행한 자의 정신적 수준은 너무나 천박하다는 점이었다. 하인리히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그 일을 했다고 대답한다. 악행의 이유는 그렇게 짧거나 사실상 거의 없다. 악행은 정신적 수준이 저열하고 천박한 사람도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악행의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선행을 행하려면 수준이 높아야 만 한다. 세 살배기도 악행은 저지를 수 있지만, 선행을 하려면 좀더 배워야 한다.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악행이 끔찍하면 끔찍할수록 천박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악은 선의 결여일 뿐이다. 선을 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위가 바로 악행이다. 선을 행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악을 행하는 논리는 너무나 빈약하거나 없다. 악은 그저 선을 행하지 못하는 자들의 행위일 뿐이다.
에피쿠로스가 말한 불행의 원인, 일상의 쾌락이 아닌 불쾌함의 원인인 두려움과 허영 그리고 무절제한 욕망이란 병을 고치기 위한 네가지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1) 신을 두려워 하지 마라 (2)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3)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 (4) 최악의 상황은 견딜 만하다. 그 중 오늘은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는 말을 다시 소환한다.
에피쿠로스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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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고 필요한 것으로 의식주(衣食住)이다. 배고픔 목마름, 잠 등이다. 인간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의 해결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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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지만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자연스럽지만,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낳고, 성적인 쾌감을 충족시키는 일이 그 예이다. 이런 행위들은 자연스런 욕구이지만, 의식주처럼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조절가능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은 소유하면 할수록 더욱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련을 통해 제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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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부자연스럽고 동시에 불필요한 것들이 있다. 과도한 돈, 권력, 명예, 핸드폰, 자동차, 고급 음식, 사치품과 같은 것들이다. 내가 이런 것들을 소유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약간의 불편을 느끼겠지만, 자연스럽지도 않고, 꼭 필요한 것들도 아니다.
생존에 필요하고 자연스러운 먹고, 마시고, 자는 것은 쉽다. 반면 명예와 권력을 얻기는 쉽지 않다. 선한 것은 단순하고 검소한 음식과 거주지이다. 이런 것들은 부와 권력과는 상관없이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더 좋은 음식과 거주지를 원한다면 탐욕이 작동한다. 탐욕은 필요 없는 욕망과 걱정을 야기하며 불행을 초래한다. 그러니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니 나는 행복하다. '얕은 처세'에 현혹되지 말자.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은 늘 '순환'을 기억하는 일이다. 흐르게 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간 맞추기'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었다. 와인에서 간이란 신맛, 단맛, 떫은 맛의 삼각형이 균형을 이루는 거다. 이 세 가지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수렴과 발산의 순환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이걸 김기석 목사는 "잡아당기기"와 "밀어내기"로 풀었다.
"초나라와 월나라가 장강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강 상류에 있던 초나라는 물길을 따라 내려와 전쟁을 치렀다. 기세가 대단했다. 그러나 퇴각할 때는 사정이 달랐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월나라의 경우는 정반대였다. 묘수를 찾던 초나라는 유명한 기술자인 공수반을 모셨고, 공수반은 초나라를 위해 중요한 도구 두 개를 만들었다. 하나는 잡아당기는 갈고리 구(鉤)였고, 다른 하나는 밀어내는 기구인 거(拒)였다. 적이 탄 병선이 후퇴하려고 하면 ‘구’로 잡아당기고, 전진해 오면 ‘거’로 밀어냈다. 초나라는 이 기구들 덕분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공수반은 자기의 발명품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다. 그때 마침 그의 동향 사람인 묵자가 초나라에 왔다. 공수반은 자기 업적을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묵자는 자기가 만든 ‘구’와 ‘거’는 공수반이 만든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이렇게 말한다.
“형님, 모르고 계시는 건 아니겠지요. 제가 만든 ‘구와 거’는 말입니다. 사랑으로 만든 ‘구’이고 공손함으로 만든 ‘거’입니다. 사람들이 사랑의 갈고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함부로 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친해질 수가 없고, 마침내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사람들이 서로 친하게 되려면 서로 공손하게 대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서로를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위안커가 쓴 ‘중국신화전설’에 나오는 이야기이라 했다.
묵자의 ‘구거’는 상생의 도구였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잡아당기는 갈고리 ‘구’와 밀어내는 ‘거’를 가지고 산다. 무력한 이들을 잡아당겨 해치거나 지향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경계선 밖으로 밀어낸다. 나는 어떤 가? 나는 사랑으로 잡아당겨야 하는 이들은 밀어내고, 한사코 거부해야 할 특권과 이익은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고 있지는 않은가?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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