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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필링(peeling) 인문학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조중동 기자들이 '정의연' 활동가들을 닦달하는 방식은 이미 전에 어디서 본 듯 하다.

우리 사회를 통합하기 보다는 분열로 모는 세력들이 수구 언론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정의연'이라는 짤막한 시민 단체에게 그 세력들이 포화를 던지고 있다. '정의연'의 공식 명칭을 아는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다. 이걸 줄여, '정의연'이라고 말하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사실 나도 '정의연'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나는 전우용 역사학자가 다음과 같이 했던 말에서 분노했다. "기부금 거둬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을 퍼뜨리는 건, 일본 극우와 아베 정권, 토착 왜구들의 일관된 목표입니다." 다른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조중동 기자들이 '정의연' 활동가들을 닦달하는 방식은 이미 전에 어디서 본 듯 하다. 이를 우리는 '기시감(旣視感, 프랑스어로 데자뷔)'이라 한다.  최근에 검찰과 수구 언론들은 시민들의 검찰 개혁 바람을 꺾기 위해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일가의 모든 생애를 탈탈 털어 온갖 혐의를 들추어내고, 그것들을 기정사실인 양 유포했던 사건을 다시 보는듯 하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또 다른 예를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1907년 겨울부터 국채보상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자, 일제는 수납 처였던 매한매일신보사 간부들이 의연금을 유용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관련자'들을 체포했다.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꺾어 버리고, 대한매일신보사 문을 닫게 하려는 수작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대한매일신보사 간부들은 무혐의로 풀려났으나, 운동의 열기는 식어버린 다음이었다고 한다.

왜 수구 언론들은' 정의연'을 어떻게든지 흠을 내려는 것일까? 도덕적이지 않다고?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보통의 생활인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을 부도덕하다고 욕하고 물어뜯는 자들의 의도와 도덕성을 먼저 따져 보아야 한다. 역사를 조금만 알아도 우리는 역사가 가르쳐 준 교훈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내 생각으로는, 틀릴지 모르지만,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반민족 행위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줄이고, 정의연을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닐까?

왜 아침에 이런 불쾌한 이야기를 하는가? 인문운동가는 단순한 힐링 인문학으로 지친 대중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필링(peeling) 인문학으로 세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슬픈' 의도의 껍질을 벗기는 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앞장 서서 '욕하고 때리는 자'들의 의도와 도덕성에 경각심을 갖지 못하면, 인간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가 사소한 문제로 트집잡아 경비원을 때리고 욕해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불의(不義)의 시대'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르면, 생각을 당한다. 그래 나는, 인문운동가로서, 좋은 아침에 고발한다.

오늘은 코로나-19 이후로 첫 대중 강의를 간다. 생각이 많은 아침이다. 사진은 우리 동네 경찰 지구대의 마당에 핀 분꽃을 찍은 것이다. 마음속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으면 꽃을 봐도 건성이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이다. 꽃만 보면 사진을 찍는다. 딸이 그런다. "꽃 사진 찍기 시작하면 나이를 먹은 거래." 나도 나이를 먹은 거다. 꽃이 좋다. 길의 모든 꽃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덜 복잡하기 때문일 거다. 난 몇 해전부터 마음을 비우고 살고 있다.

조용헌의 글이다. "'해마다 피는 꽃은 같지만,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다르구나.' 이 구절에서 '사람은 다르구나'가 의미가 깊다. 우선 사람이 늙어 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몸의 컨디션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 인간은 서글퍼진다. 그 서글픈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꽃은 왜 작년이나 올해나 그 빛깔과 이파리가 똑같다는 말인가' 하는 탄식이 나오게 되어 있다. 꽃의 아름다움과 육신의 늙어감이 대비된다. 이 대비에서 인간은 종교적 순응의 마음을 터득하는 것 같다. 순응해야지 어쩌겠는가. 춘하추동의 순환과 생로병사의 변화를 어떻게 거역한단 말인가. 운명에 거역하면 질질 끌려가지만 순응하면 업혀간다는 말도 있다. 기왕 갈 바에는 질질 끌려가는 것보다는 업혀서 가는 게 좋다. 순응과 받아들임. 이것이 나이 들어 가는 미덕이고 사람이 익어간다는 징표라고 생각된다. 나는 주름살이 늘어 가는데 꽃 너는 왜 그렇게 해마다 싱싱한 것이냐 하는 물음도 결국 인간의 욕심이다. 대자연의 섭리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가지고 인간의 주관적 관점으로 철리(哲理)를 비틀어 보는 셈이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이다."

물구나무서서 보다/정희성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집 없는 시민들이 시위하다 불타 죽은 아침
억울해 울면서 항복하듯 다리를 들고
팔목이 시도록 맨손으로 우리는
이 땅을 디딜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가난이 제 탓만도 아닌데
우리들의 시대는 집이 헐린 채
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도심 속의 테러리스트라 부르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 사람들한테 쫓겨 가자 지구로 간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요르단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소년은
언젠가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장난감 총을 들고 전사의 꿈을 키우고 잇고
아마 머지않아 테러리스트가 될 것이다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이상한 나라의
황혼이 짙어지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날기 시작하고
지금 집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죄를 지어
겨울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촛불을 들고 어두운 감옥으로 가리라
감옥 밖이 차라리 감옥인 세상이기에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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