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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수면 부족은 초강력 가속 노화 인자이다.

2264.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2월 11일)
나는 너무 잘 잔다. 그래 늘 행복하다. 베개에 머리만 대면 바로 잠이 든다. 나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이기 때문 같다. 그래 잘 잠들고 숙면한다. 그러나 점점 이른 시간에 깬다. 나는 눈이 떠지면 바로 일어난다. 우선 오늘 아침에 시부터 공유한다.
 
 
새/이병률
 
 
자면서 누구나
하루에 몇 번을 뒤척입니다
 
내가 뒤척일 적마다
누군가는 내 뒤척이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구의 저 가장 안쪽 중심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자면서 여러 번 뒤척일 일이 생겼습니다
자다가도 가슴에서 자꾸 새가 푸드덕거리는 바람에
가슴팍이 벌어지는 것 같아
벌떡 일어나 앉아야 죽지를 않겠습니다
 
어제는 오늘은 맨밥을 먹는데 입이 썼습니다
 
흐르는 것에 이유 없고
스미는 것에 어쩔 수 없어서
이렇게 나는 생겨먹었습니다
 
신(神)에게도 신이 있다면 그 신에게 묻겠습니다
 
지구도 새로 하여금 뒤척입니까
 
자다가도 몇 번을
당신을 생각해야
이 마음에서 놓여날 수 있습니까
 
 
시인은 자면서 여러 번 뒤척일 일이 생겼다 한다. 잠 자리에서의 뒤척임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슴에서 새가 푸드덕거리는 바람에/가슴팍이 벌어지는 것 같아/벌떡 일어나 앉아야 죽지를 않겠습니다"라 말한다. 시인은 왜 새가 가슴에서 새가 푸드덕거린다고 했을까? 여기서 '푸드덕거림'은 새라는 사물의 푸드덕거림만은 아닐 것이다. 새는 시인을 뒤척이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이다. 그 어떤 것이란, '골똘한 어떤 생각'일 수도 있고, '낮에 있었던 어떤 사건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은 내 의식 속에 깊게 침투한다. 보통은 억울하다 거나 어이가 없었던 사건에 대한 기억의 조각일 수 있다. 어제 저녁 분을 풀지 못해 오래 잠자리에 들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새 한 마리 씩을 우리 가슴에 품고 산다. 그 푸드덕거림이 잠을 깨우고 오래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것이다.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라도 먼저 그 새를 재워야 한다. 모이와 물에 약을 타서 새를 재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쁘게 하루 일을 마친 후 잠에 골아떨어지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고통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선 누군 가를 원망하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내가 겨우 알게 된 건, 모든 고통에는 '의미'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를 이겨낸 사람들에겐 항체라는 훈장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는 원래 타고난 것은 아니다. 내면의 평화를 통해, 초조함과 조급함을 몰아낸 인문 정신으로 사유를 높였기 때문이다. 소설가 배영옥의 주장을 나는 늘 동의한다. "낙천성은 운 좋게 타고나는 것이지만, 낙관성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애초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낙천성이 아니라, 스트레스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낙관성, 우리가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그것이다."
 
몇 일전부터 공유하고 있는,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네 가지 기둥"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하고 있다. 그 내 기둥은 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이다. 오늘 우리는 이 중 두 번째로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 마음 건강" 이야기 중 "잠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공유한다.
 
갑자기 치매에 걸린 것 같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인지 기능 변화 뿐만 아니라 수면 이상과 기분 변화, 사고 체계의 이상(망상 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잠이 문제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수면 이상은 여러 가지 정신 건강 상의 악순환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면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면밀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그 원인을 치료하면서 수면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면의 패턴, 양과 질이 회복되면서 환자가 호소하는 치매 증세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수면제를 장기간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수면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인지나 기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초강력 가속 노화 인자이다. 하룻밤을 새는 것은 혈중알코올농도 0,08%(면허취소에 가깝다)와 비슷한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 이렇게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지 않아도, 약간의 수면 부족이 일정 기간 누적되면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호르몬 분비를 증가 시키며, 심혈 관계의 긴장도를 높여 심근 경색 같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높이고 면역력도 떨어뜨린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여러 가지 건강 상의 해악을 예방하는 초소 일일 수면 시간은 평균 7~7.5 시간이다. 수면 부족은 마음 챙김 되지 않은 상태, 곧 마음의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상태이다. 자제력이 저하되고 화가 나 있으니 해로운 자극원에 더욱 탐닉하게 된다.
 
우리는, 수면을 충분히 취한 다음이라면, 카페인이나 그 밖의 각성제가 없어도 정상적으로 집중하고 일생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면서 각성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면 수면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먼저 스스로 적절한 수면의 양을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생활을 바로 잡아야 한다.
- 언제 자고 깨는 지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을 확인했다면 수면을 보충해야 한다. 도저히 수면 시간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쪽 잠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차선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평일에 정상적인 수면 시간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평일 수면 부족과 그 해악은 절대 주말에 몰아서 자는 방법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수면제는 입면 시간(잠에 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주 약간 줄여주지만, 수면 시간에 일어나는 뇌의 생화학적 그리고 생리학적 회복과 깨어 있는 동안에 벌어진 모든 정신작용을 통합하는 정신 기능을 활동을 방해한다. 특히 수면제와 술은 '렘 수면'을 방해한다. 꿈을 꾸는 수면인 렌 수면과 꿈을 꾸지 않는 비렘 수면 모두 고유의 역할이 있다. 수면 초반부에는 비렘 수면의 비중이, 수면 후반부에는 렘 수면의 비중이 더 높다. 어느 하나도 부족해서는 안 되며, 특히 렘 수면이 소실되면 인지 기능이 나빠진다. 수면제와 술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도 심화된다. 가속 노화 생활 습관 때문에 몸이 비대해 지고 평소 다리에 부기도 있는 상태라면 문제가 더 심각해 진다.
- 운동과 식사 등 생활 습관 전반을 개선하며, 정신 활동과 신체 활동의 심각한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른 아침과 대낮에 햇빛을 쬐야 한다. 밤중 적절한 시간에 자연산 수면제인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그리고 카페인이나 다른 각성제를 끊어야 한다. 정비가 되지 않아서 효율과 출력이 떨어진 자동차 엔진에 더 많은 연료와 공기를 집어넣어 과부하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잠은 4M-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잠을 줄여서 무언가를 성취하겠다는 삶의 목표 설정 자체가 잘못 된 것이다. 내면적인 역량을 다면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7시간 또는 8시간이라는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을 찾아서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그러니까 잠을 줄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과업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하는 무리한 것이다. 배철현 교수는 자신의 글에서 "모든 생물들은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나기 위해 매일 연습한다. 누구도 의례가 된 이 연습을 피할 수 없다. 바로 ‘잠’"이라 했다. 그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인용하며 오늘 아침 <인문 일지>를 마친다.
 
"인간은 인생의 1/3정도를 잠잔다. 과학자들이 잠의 신비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했다. 우룩의 왕 길가메시가 영생永生을 얻으려, 죽은 자만이 갈 수 있다는 지하 세계로 내려간다. 그는 인간으로 태어나 영생을 살고 있는 우트나피슈팀을 만날 참이다. 그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우주를 혼돈混沌으로 몰아넣은 대홍수에 살아남은 자다. 길가메시는 그에게 영생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조른다. 그러자 그는 길가메시에게 한 시험을 통과하면, 영생의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일주일 동안 잠의 노예가 되지 말고 깨어있으라고 주문한다. 길가메시는 눈꺼풀을 뜨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헛수고다. 잠이 그를 한 순간에 넘어뜨렸다. 길가메시는 일주일 내내 자고 만다."
 
"인간은 빛이 사라진 밤에 자신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면 상태에 들어간다. 몸 안의 생체 시간은 자신의 스케줄에 맞추어, 자동적으로 거의 모든 생체 기능들을 정지 시킨다. 숨이나 뇌 기능 등 몇 개를 제외하고 모든 감각들이 활동을 최소화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이유는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시간의 흐름으로 어제와는 전혀 다른 오늘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전날 눈을 감는다. 아니 눈이 감긴다. 눈을 감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고, 잠을 자지 않고는 새날을 맞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뜬 눈으로 밤을 새면, 그 다음 날은 ‘밤’의 연속이다. 몸은 눈을 감고 잠을 통해, 힘을 회복하라고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 잠은 유한한 인생, 순간을 사는 인생에 허락된 신의 선물이다. 잠을 자지 않는 존재는 좀비이거나 신이다." 그래 나는 틈나는 대로 잔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