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0.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1월 28일)

몇 일 전부터, 우리는 산상수훈 '팔복' 중 한 가지 씩 정밀 독해를 하고 있다. 오늘은 "제5복인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와 "제6복: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를 갖고 길게 사유 해본다.
제5복: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자비(慈悲)는 '상대방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어 상대방의 마음과 통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평생 구원 활동을 하신 동기도 자비심 때문이다. 고 차동엽 신부는 좋은 예로 자비를 설명한 적이 있다. "암 선고를 받은 할아버지가 있었다. 갈수록 성격이 난폭 해졌다. 가족은 물론 병원의 전문 상담가들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를 아는 동네 꼬마가 병문안을 왔다. 병실에 들어간 꼬마는 30분 뒤에 나왔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랬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할아버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과 편안하게 어울리기 시작했다. 가족이 꼬마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니?' 꼬마가 말했다.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할아버지께서 우시기에 따라서 같이 울었을 뿐이에요.' 그게 바로 아이가 건넨 자비였다." 신영복 서화집에서 보았던 문구가 생각난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왜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게 되는가? 우리가 자비를 베풀면 하늘에서 더 큰 자비가 쏟아진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성경 구절처럼, 자비는 선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자비가 영적으로 발휘되면 죄에 대한 용서가 되고, 물질적으로 발휘되면 자선이 된다." 그러니까 자비를 일상 생활 속에 실천하려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실행하는 것이다. "남을 심판하지 말라." "용서하라." "주어라."
이런 일화 하나가 기억난다. "나는 학교에서 몸담고 있어 자선을 베풀 기회가 별로 없다. 그래서 운전을 할 때라도 자선을 하자는 생각으로 계속 양보 운전을 한다." 생각해 보면, 일상 생활 속에서 자선은 간단하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한 강연을 통해 종교의 자비로움을 끌어내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자비로운 마음은 스스로 돌아보아 개인이나 사회가 나에게 준 고통을 발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같은 고통을 주지 않으려는 굳은 마음"이라고 말했는데, 우리의 종교적 명상과 신앙심이 이러한 곳까지 이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제6복: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에서 '깨끗함'의 그리스어가 '카타로스(Katharos)'이다. 이 말의 뜻은 '잡티가 없는 순수함'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타르시스(Katarsis)'의 어원과 같다. 이 말은 '씻겨 냄' 뒤에 오는 것이다. 예컨대, 눈물이란 한번 울고 나면 상황을 잊게 하는 모르핀 같은 것이다. 울고 나면 시원해지는 그 감정을 '카타르시스'라는 그리스어로 명명한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카타르시스는 '정화(淨化)'를 뜻하는 말로 그의 『시학』에 나오는 말이다. 비극을 보면 흘리는 눈물이 마음을 순화해 평정심을 가지게 한다는 뜻이다.
'카타로스'도 마찬가지이다. 눈물로 씻어내고, 다시 말하면 회개로 씻어내는 거다. 고 차동엽 신부는,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자신을 씻는다. 그렇게 씻어낸 뒤 마음이 깨끗해 지는 거"라 이야기 하신 적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바쁘다 하더라도 "씻어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차 신부는 이탈리아의 영성가인 카를로 카레토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당신이 만약 사막에 갈 수 없다면, 당신의 생활 가운데 사막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서 침묵과 기도를 하라. 그렇게 영혼을 재건하기 위한 고독을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영성 생활이다." 그래야 '깨끗한 사람'이 된다.
그럼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라는 말에서 정말 하느님을 보는 것인가? 차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은 하느님과 통(通)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3차원적인 언어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꿈에서 하느님을 봤다' 또는 '환시를 통해 하느님을 봤다.' 그런데 그것은 하느님을 만나는 가장 낮은 수준이고, 가장 위험한 수준이다. 형상이 없는 하느님이다. 그래서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통(通)함'의 의미가 된다."
"자비로운 사람들" 그리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우리들의 "버팀목"이다.
버팀목에 대하여/복효근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 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 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가속노화를 그치게 하기 위해, 복합적응계인 '몸'에 대한 이해를 이어간다. 오늘의 주제는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네 가지 기둥" 이야기이다. 우리 몸은, 사고체계(디폴트모드네트워크)나 에너지대사체계, 근골격계 등은 세부 도메인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정되는 복합적응계라는 것을 배웠다. 이런 복잡저응계 전체의 알로스타틱부하(항상성을 유지하는 힘)를 가늠할 방법이 내재역량이다.
내재역량의 주요 도메인은 다음과 같다.
- 이동능력
- 인지능력
- 정신적 행복
- 활력
- 감각기-시청각
- 사회적-물리적 환경 등
다음 그림은 위의 도메인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해서 합산하고 한 사람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시간-기능 축으로 그려본 것이다. 생애주기에 따른 내재역량 궤적이다.

이 그림에서 A 곡선은 높은 내재역량의 궤적이다. 독립적 생활 능력의 문턱이 늦게까지 가고, 바로 죽는다. C곡선은 평균적 내재역량의 궤적이다. B곡선은 낮은 내재역량의 궤적으로 가속녹화를 겪는 거다. 일찍 죽는다. 여기서 두 가지를 더 읽는다.
1. C곡선의 평균적 내재역량 궤적을 A곡선으로 만드는 것은 생애주기적 노화지연을 놀라울 정도로 구현한 것이다.
2. A곡선처럼 살 수 있는데도 굳이 B곡선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속노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신체기능과 인지기능 등의 내재역량은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을 잃는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악순환이 일어난다. 인지적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더 안락함을 찾고, 그 안락함의 따분함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쾌락을 찾는다면 내재역량은 감퇴한다. 풍요가 주는 악마인 안락→쾌락→중독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작년부터 내가 주장하는 것이 '욕망의 재배치'이다. 욕망의 재배치라는 말은 욕망의 '건너 가기'를 하자는 거다. 어떻게? "쾌락에서 지성으로, 중독에서 영성"으로 건너가자는 거다. 아무리 멋진 자동차나 명품가방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시시해 진다. 더 좋은 자동차와 가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쾌락적응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꿈에 그리던 상대를 만나 관계를 맺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의 장점이 아니라 약점에 대해 '깊이 숙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를 갈망한다. 우리는 쾌락적응을 통해, 만족이 불가능한 쳇바퀴 속에서 스스로를 소진한다. 인간은 실현이 불가능한 욕망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불행하다. 우리는 한 가지 욕망을 실현시켰을 때,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 욕망이 실현되었을 때, 욕망은 진부한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몇 일동안 공유하는 '한국형 건강 수업'의 주장이 내재역량을 키우자는 거다. 그 내재역량은 꾸준0히 계발해야 한다. 내재역량이 낮은 상태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적절히 대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큰 스트레스에 갑자기 노출되면 질병이나 질병에 준하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겪으면 내재역량을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재역량을 개발하면 큰 스트레스를 겪더라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자녀가 최대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온실처럼 환경을 만들어주는 부모는 자녀의 내재역량 약화를 조장하는 것이 된다.
스스로 내재역량을 다면적으로 살펴보고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내재역량을 잘 유지하면 생물학적 노화가 더딘 몸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얻는다. 즐기려고 추구하지 않아도 즐거움을 누리고, 나이가 들더라도 덜 노쇠해서 오랫동안 독립적인 일생생활을 누릴 수 있다. 다음 그림은 젊었을 때 만들어가는 사람의 요소들이 노년기의 내재역량을 구성한다. 자세하게 들여 볼 필요가 있다.

위의 그림처럼, 젊었을 때 만들어가는 삶의 요소들이 노년기의 내재역량을 구성한다. 건강하고 성공적인 나이 듦이다. 자세, 운동, 식습관, 수면이 몸의 대사적 특성과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주고, 이는 항상성 조절 체계와 연결된 잠재적 사고체계(디폴트모드네트워크)에 영향을 준다. 식사, 기호식품, 소비, 여가 를 즐기는 방법은 보상체계와 습관회로, 사고체계에 영향을 주며, 사고체계는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그러니까 한 가지 도메인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른 도메인의 기능도 끌어내린다. 모든 도메인의 상태가 "AND' 조건으로 유지되어야 전반적 기능을 자연스럽게 윤택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니까 가능한 한 젊은 시기부터 자연스러운 신체활동과 운동, 금연, 절주, 절제된 식사, 마음 챙김, 스트레스 관리, 회복 수면, 영적 건강 등으로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노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70대 중반까지 초기 노년기에 장기 노화가 덜 진행되고 질병과 약 노출이 적으며 일상생활에서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야 성공적인 노화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노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거다.
내일부터는 각각의 내재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고, 공유한다. 우리는 걸 '4M 건강법'이라 부를 것이다.
-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첫 번째 기둥: 이동성(Mobility)으로 노화를 이기는 몸을 만든다.
-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두 번째 기둥: 마음 건강(Mentation)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무기의 마음 챙김을 만든다.
-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세 번째 기둥: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으로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을 버린다. 질병이 생기기 이전의 문제를 이야기 한다.
-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네 번째 기둥: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으로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한 덜어내기의 기술을 말한다.
다른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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