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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새와 나무/류시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16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읽기를 이어간다. 오늘 아침은 제5장 "고아의 감각이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는 장을 읽고 여러 가지 사유를 해본다.

맨 먼저,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 가야 한다. 그러다가 가벼워지면 떠올라야 한다. 떠오르면 시야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읽고, 곧바로 나는 화이위조(化而爲鳥)" 이야기가 떠올랐다. 장자는 '곤'이라는 물고기가 '붕'이라는 새의 경지에 이른 후 남명(남쪽 바다)에서 노는 사람을 지인, 신인, 성인이라 했다. 사자성어로 물고기가 붕이라는 새가 되는 것을 우리는 ‘화이위조(化而爲鳥)’라 한다. '새로 변하기'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인간의 잠재력이 변화하는 단계를 장자는 다음과 같이 네 단계로 말하고 있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자유의 네 단계’라고도 한다. 이 건 블로그로 옮긴다.

여기서 중요하는 것은 물고기가 새로 변신하자 마자 곧장 남쪽 바다를 향한 비행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우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게 먼저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물고기가 다른 사람 또는 조건의 도움을 받았다. 그게 의존이다. 그러나 물고기가 새로 변신했더라도 날아오르는 건 새 자신의 문제이다. 새 자신의 힘으로 비상해야 한다. 홀로서기이다. 그래서 마지막 4단계에 누리는 진정한 자유란, 결국 의존을 깨닫는 것이다. 그게 지인, 신인, 성인의 모습이다. 그리고 하늘 높이 오른 새는 시선이 바뀐다. "아지랑이나 티끌은 모두 생물이 불어내는 입김이다. 하늘이 저토록 푸른 것은 하늘의 본래 빛깔인가? 멀고 멀어 끝이 없는 까닭인가? 붕새가 나는 구만리의 상공 저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아도 또한 저러할 뿐이다."(<<장자>>, "소요유")

최진석 교수는 "훈련된 지성적 시선의 높이가 그 사람의 철학 수준"이라 주장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시선과 활동성을 철학적 높이에서 작동시킨다. 그 때 작동되는 것이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창의력과 상상력 (2) 윤리적 민감성 (3) 예술적인 영감. 인문(人文)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인간의 동선(動線)이다. 인문적 활동이란 인간의 동선을 파악한 후, 그 높이에서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상이나 창의는 인문의 높이에서 튀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낮은 단계에서는 실현되지 못한다. 인문적 시야를 가지려면, 시선의 높이를 상승시켜야 한다. 그건 전략적 높이에서 자기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자신이 직접 그 길을 결정하는 일이다. 시선의 높이는 생각의 높이이고, 생각의 높이가 삶의 높이라고 최진석 교수는 자주 말한다.

시선이 바뀌면 보이는 게 달라진다. 땅 위의 아웅다웅하는 삶이 쪼잔해 보이고, 큰 틀에서 오히려 쪼잔한 싸움의 두 당사자 모두에게 귀를 기울이는 여유도 생기고, 혹여 나 자신이 싸움의 당사가 된다면 통 크게 한발 물러설 용기를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땅 위의 삶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해 온 규칙의 구속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땅 위의 삶을 하늘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거다. 그러다 보면, 내가 옳다고 여겨 온 신념, 나를 가둬온 고정관념을 바로 시선의 높이로 깨어 버릴 수 있다.

오늘 아침도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글이 길어졌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오늘 저녁이 기다려진다. 오늘밤 MBC 스트레이트로 세상이 좀 정리되었으면 한다. "우리 국민은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자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국민분열을 부추기는 자에게 나라를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한의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는 자에게 민족의 미래를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권익을 외면하고 오로지 기득권만 옹호하는 자를 지지 않습니다. 우리국민은 결코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따라서 (...)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2002년 4월 28일 노무현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다. 메시지 간결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이다.

내 마음은 전 서울시 교육감이셨던, 곽노현님의 생각과 같다. "국힘 지지자들은 윤석열이 본.부.장. 비리로 도무지 깜냥이 못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복수혈전을 잘할 거라는 이유 하나로 대선후보로 뽑아준 댓가를 톡톡히 치루는 중이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무속의 힘을 빌어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멘 윤석열도 아뿔사 과욕을 부렸구나 절감하겠지만 때가 늦었다. 이제는 허리가 부러지고 온몸이 바스러져도 일로매진 나아가 야지 도망가면 본.부.장. 비리 추궁과 엄벌이 기다릴 뿐이다. 사면초가가 따로 없지만 박근혜의 7시간처럼 김건희의 7시간도 수습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욕망의 화신 김건희가 남편 윤석열에 치명타를 날리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하겠지만 이것 이야말로 국운을 살릴 무서운 운명의 묘수다. 얼척없는[어처구니 없는] 김건희-윤석열 대권 놀음의 파탄이 임박했다."

오늘 아침 사진은 아침 산책 중에 찍은 거다.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화이위조'가 되지 못한 까닭이다.

새와 나무/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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