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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박수소리 시대정신

어제는 이런 저런 글을 읽다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명연설이 정치적 도약대가 되곤한다. 가령, 유승민의 이 연설은 임펙트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의 행보를 보면, 또 진영 논리에 발목잡혀 시대정신을 못본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이처럼 나도 매일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사는가?

2. 난 내 직업을 인문운동가로 바꾸었다. 유승민처럼 나도 나에게 질문을 해본다.

3. 그 답을 문학평론가(전영규)의 칼럼에서 만났다. "문학의 역할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지지 말아야 한다는 각성을 요구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고통받는 타인을 향한 위안과 공감을 불러내 보이지 않는 연대를 이루는 일이다." "작가는 인간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작가의 본질, 인류의 운명을 고민하는 게 작가가 가는 길이다." 라고 소설가 박경리는 말했다.

4. 문학이 타인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문학을 업으로 삼는 작가에겐 생존만큼이나 치열한 고뇌와 각성을 필요로 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별 볼일 없는 내 문장들이 나와 무관한 자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가를 꿈꾼다. 더 나아가 그 위안이 삶-죽음이 아닌 살림-을 향한 연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바람이다.

5. 미국이라는 나라는 명성이 곧 능력인 시대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미국이 "할리우드가 헤겔을 압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오프라 윈프리를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는 기사를 봤다. 그러나 인문정신의 측면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대통령이 되는 능력과 대통령을 잘 하는 능력 사이의 간극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503에게서 보지 않았는가? 선거의 여왕이지, 그 직을 수행하는 능력자는 아니었다. 막스 베버는 대통령직은[정치 리더의 역할은] "열정과 균형감각 둘 다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뚫는 작업"이라고 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여기서 균형감각이다. 영어로 말하면, 밸런싱이다. 밸런스(균형)은 명사이고, 밸런싱은 동명사이다. 그러니까 밸런싱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려는 행위로 실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6.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자질도 훈련도 필요하다. 특히 공공성과 민주주의-국민주권의식-에 대한 투철한 의식을 지니고, 공적 서비스 경험이 있어야 한다. 사익을 위해서만 일한 사람은 더 특별한 공적 서비스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7. 지금 우리는 초연결된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선거 능력과 정치 능력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오히려 정치공학적으로 만 움직이는 선거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명성이 능력이 아니다. 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 시대의 딜레마이다.

8.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인문운동가이다. 올해 초의 화두는 "내 삶이 달라집니다"인 것 같다. 하나는 안전, 또 하나는 평화로, 또 하나는 '저녁이 있는 삶', 또 하나는 '사람이 먼저이다'인 것 같다. 이런 휴머니즘이 우리 사회에서 구현되려면 두 축이 돌아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정부의 제도 변화를 촉구하고,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위대한 개인'으로, '위대한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 "내 삶이 달라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9. 회사 간부들은 부하 직원을 저녁에 붙잡거나 육아 휴직에 눈치주지 말고, 직원들은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남편들은 부인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용기를 복돋워 주고, 여성은 과감히 다양한 직종에 도전하는 것이다. 각자 위치에서 할 일을 일하는 시간만큼은 충실하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네 가지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요. 가족, 친구, 건강 그리고 영혼(참나).

10. 일은, 노동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노동이 더 평등해지면, 우리는 더 즐거워지고, 우리 사회는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