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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치허극 수정독(致虛極 守靜篤)"은 노자의 행복론이다.

오늘 아침은 노예였다 스토아 철학자 된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하루를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훈련을 다시 소환한다. 에픽테토스의 철학은 추상적이 개념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일상을 개선하기 위한 실천 가능한 조언들이다. 오늘 다시 기억하는 문장은 이 거다 "너희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으며, 너희들이 피하고 싶은 상황에 절대 빠지 말아라!" 쉽고도 어려운 조언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 '인문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인문 운동에서 말하는 인문 정신이란 자신에 주어진, 자신에게  알맞은 인생의 과업을 심사숙고하여 찾아내는 거다. 만일 그가 인생의 과업을 발견했다면, 자신답지 않은 것, 즉 자신이 피하고 싶은 상황을 미리 감지하고 피할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알아야, 우리가 피하고 싶은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젠 그의 조언을 이해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일상의 훈련을 통해, 일상을 지배하기 위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분야를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욕망(慾望) (2) 선택(選擇) (3) 승복(承服).
•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욕망은 팔을 움츠리지 말고 최대한으로 펴는 연습을 하라는 조언이다. 세상에는 내가 팔로 획득할 수 있는 것과 획득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걸 구별하는 것이다. 내 팔로 획득할 수 없는 것을 욕망하는 것은 탐욕이라고 본다. 그러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에 몰입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려는 마음이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욕망이다.
•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선택은 나의 최선을 집약 시킬 대상을 선별하는 능력이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훌륭하게 마칠 수 있게 하는 내 일은, 심사숙고를 통해, 내가 사적으로 한 선택의 결과이다. 또한 선택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을 과감하게 거절할 수 있는 단호함도 포함한다.
•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승복은 자신이 선택한 대상에 완전히 몰입하여 완수하려는 결심이다.

에픽테토스는 매일 아침 자기 안에서 이 세가지 원칙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이것도 배철현 교수한테 배운 것이다. 매일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집중하여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너무 힘들게 살 필요 없다.

'욕심을 버려 마음을 비우고, 맑고 고요한 상태를 굳세게 지켜라'는  "치허극 수정독(致虛極 守靜篤)"은 노자의 행복론이다. 욕심을 비우면 존재가 채워지고, 고요함을 지키면 삶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소유하려는 마음을 비우면, 그 양만큼 존재가 자리한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면서 추구하는 목표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문제는 근데, 그걸 얻었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만족하지 못하니까. 그리고 목표를 찾아 나서는 첫 마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거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법정 스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 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 그 하나 마저도 잃게 된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소유와 소비 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존재 지향적인 생활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 소유는 우리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없다. 목표를 끝내 달성하는 것도 즐겁지만, 무엇보다도 날마다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서 기쁨을 갖고 즐겨야 하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말이, 앞에서도 말했던,  <<도덕경>>의 제16장에 나오는 이 말이다. "완전한 비움에 이르십시오. 참된 고요를 지키십시오,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나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여겨봅니다.”라고 한다. 원문은 이렇다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그리고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도덕경> 40장)이다. 도(道)의 핵심 내용은 반대 방향을 지향하는 운동력, 즉 반反이다. 어떤 것도 변화하지 않거나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이 동양철학이고, 이를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해석한다. 나는 오늘 아침 '되돌감'을 읽는다. 달도 차면 기울고,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된다. 아주 더운 여름이 되면 다시 추운 겨울로 이동하고, 심지어 온 우주도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이 모든 것은 어느 한 쪽으로 가다가 극에 도달하면 다른 쪽으로 가는 '도'의 원리에 따르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너무 그리워하지 말자. 때는 기다리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