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소설가이고, 가끔 시도 쓰시는 이외수 작가는 지금 투병중이다. 빠른 쾌유를 빈다. 어제 오후는 집에 오는 길에 에움 길로 빠져 계룡산을 거쳐 왔다. 거기서 단풍을 만났다. 언젠가 그의 SNS에 발표했던 시가 생각났다. 그 당시 "이외수의 <단풍>을 읽고, '읽는 년', 얼굴 붉어진다. 시 읽고 수치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며, 여성 비하라고 하는 진영과 "시어에 대한 지나친 검열이다"라고 하는 진영으로 나뉘어 치고 받았다.
단풍/이외수
저 년이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여도 절대로 거들떠 보지 말아라.
저 년은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저 년이 떠난 뒤에는 이내 겨울이 닥칠 것이고 날이면 날마다 엄동설한, 북풍한설, 너만 외로움에 절어서 술독에 빠진 몰골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화냥기"라는 말이 문제였다. 이 말은 '이성 관계가 복잡하거나 상대를 자주 바꾸는 여자의 기질'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데, 사실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절개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환향녀(還鄕女)'에 뿌리를 두고 있다. 논란을 떠나 이젠 이 말 자체를 사라지게 했으면 한다.
11월에 읽어야 할 좋은 시 하나를 더 공유한다.
11월의 시/이임영
어디선가 도사리고 있던
황량한 가을바람이 몰아치며
모든 걸 다 거두어가는
11월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입니다
11월엔 누구도
절망감에 몸을 떨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을 들녘이 황량해도
단지 가을걷이를 끝내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수확물이 그득한 곳간을 단속하는
풍요로운 농부의 마음이게 하여 주십시오
낮엔 낙엽이 쌓이는 길마다
낭만이 가득하고
밤이면 사람들이 사는 창문마다
따뜻한 불이 켜지게 하시고
지난 계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대화 속에
평화로움만 넘치게 하여 주소서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야
머나먼 전설 속 나라에서 불어와
창문을 노크하는 동화인양 알게 하소서
이 쓸쓸한 가을일수록 어제 정한 삶의 원칙을 다시 함 번 되새긴다. '자신과 하나가 되어,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 이상이라는 믿음 갖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래야 행복하다. 독보(獨步)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뿐이다. 독보적인 인간이란 자신이 택한 분야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만의 삶의 문법을 알아내 조용하게 자신을 향해 걸어 나가는 것이다.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 자신이 가야만 할 목표를 선정하고, 그 곳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할 뿐이다.
- 누구에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지 않는다.
- 사람들이 좋다고 말한 곳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 그저 멀리 보이는 그곳을 향해 조용히 전진할 뿐이다.
‘위대한 개인’은 명사로서 의 직업이 아니라. 좋은 형용사가 붙은 직업인이다. 우리는 왜 사는가? 나는 사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배철현 교수는 버락 오바마와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배경에 상관없이 자기에 집중한 사람들이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한 가지 기준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고유한 것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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