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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기쁘다/천양희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침마다 많은 영감을 주시는 김용택 교장 선생님의 참교육 이야기가 카톡으로 배달된다. 어제는 우리 나라 성교육과 독일의 성교육을 비교하는 글을 쓰시며, 한국의 실정을 폭로하셨다. 그 글에 눈길이 갔던 것은, 말레네 뤼달의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의 끝부분을 읽으며, "'섹스=행복'의 허상"을 정리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출신의 그녀는 성교육이라는 말 대신에 "성에 대한 정보 얻기"로 말 자체를 바꾸자고 한다.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경향신문이 보도한 ‘성교육, ‘사이즈’를 알아야 실패도 없다‘는 주제의 기사를 보면 독일의 성교육이 부럽기까지 하다. 사춘기를 가장 힘겹게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에서 떠도는 왜곡된 성지식으로 놀이식 성교육방법을 제공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거나 성폭력을 저지르는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학교 밖 전문교육기관에서 성교육을 맡는다." 우리도 어설프게 학교에서 교육하지 말고 전문교육기관에 맡겨야 한다.

교장 선생님 글을 더 들어보자. "이 전문기관에서는 직접 제작한 교구로 출산 과정을 가르치기도 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방법이며 성병 예방 지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 대응 방법을 역할극을 통해 숙지하게 하고 “남자들은 왜 아침에 발기를 하나”, “생리를 하면 피를 많이 흘리니까 의사를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와 같은 웃음이 나오는 질문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곳이 독일의 성교육이다."

우리는 어떠 한가? "겉으로는 남녀평등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권위적이고 남성중심의 가계문화는 가정에서 성교육이란 꿈도 꾸지 못한다. 더구나 학교에서 마음을 터놓고 상담할 수 없는 성교육으로 학생들만 피해자로 만든다. 결국 이러한 성교육은 사춘기 학생들의 성의식에 대한 발달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린아이 취급하거나 보수적인 엄격주의로 사춘기를 보내도록 하고 있다. ‘왜곡된 성지식으로 학생들을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기준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길러주는 독일의 성교육을 우리는 왜 하지 못할까? 성추행과 몰카가 일상화되고 성이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성교육을 외면하는 것은 교육의 포기다. 언제까지 “여학생의 경우 정확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그 상황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식의 성교육으로 학생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교육을 계속할 것인가?" (출처: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그리고 오늘 아침의 화두는 몇 일전부터 계속하고 있는 행복 담론으로 섹스는 몸이 아니라 감정이 연결될 때 행복하다는 문제이다. 아름다움=행복, 돈=행복, 권력=행복, 명성=행복의 허상에 이어, '섹스=행복의 허상' 이야기를 이어간다. 말레네 뤼달의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계속 읽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제5장이 '섹시하고 자유분방해지면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이다.

제일 먼저, 우리는 감정 없는 섹스로도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를 질문해 본다. 1931년에 발표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 섹스는 기분전환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왜곡되고, 열정적인 사랑은 질투, 소유욕, 좌절과 같은 감정적 긴장을 유발하므로 엄격히 금지한다. 헉슬리가 그린 '멋진 신세계'는 모든 감정을 부정한다. 모든 이에게 매 순간 행복을 강제하는 정치적 선택이 이뤄진 사회이기 때문이다.

'성(性, sex)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생식이다. 종의 번식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하나는 육체적 쾌락이다. 그래서 성은 즐거움과 기쁨이다. 성이라는 주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고, 금기도 끈질기게 존재한다. 질문은 '많은 욕망, 환상, 때로는 털어놓을 수 없는 내밀한 질문의 근원인 섹스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이다.

행복은 우리가 몸이 발산하는 정신적, 육체적 감각에 100% 빠져들 때 솟구친다. 다시 말해 행복은 평정상태에서, 즉 우리의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고 현재 순간에 몰입할 때 꽃핀다. 신체와 정신이 합치하는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성행위는 이상적이다. 몰입 상태가 된다. 물론 다른 모든 활동, 그러니까 운동이나 요가, 그림 그리기, 춤 등을 통해서도 몰입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물론 연구에 따르면, 섹스는 그 효과가 훨씬 더 강력하다. 왜냐하면 섹스는 쾌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타인과 공유하는 내밀한 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섹시하면 행복할까? 섹시하게 꾸미고 행동하는 일은 좋은 만남을 기대하는 설렘, 자유롭게 차려 입는 즐거움, 거울을 보며 자존심을 북돋우는 기쁨, 좋은 기분과 안정적인 상태로 이어져야 한다. 자기 몸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정말 멋진 감정이다.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상대의 눈에 섹시하게 비치는 것은 황홀한 일이다. 다만 섹시한 사람이라는 역할이 정체성이 된다면 대개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야 한다.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외모는 첫인상일 뿐이다. 곧바로 시선을 끌지는 못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섹스=행복의 허상" 이야기는 더 있다. 그러나 오늘은 여기서 멈추고,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공유한다. 오늘은 1박 2일로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토요일 아침에 일요일에 함께 할 사진과 시를 미리 써 놓았다. 이번 여행은 한 주일동안 열심히 산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래,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나는 기쁘다." 그래 난 느린 기차 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일행이 있지만, 각자 따로 간다. 기차 안에서, 오늘 공유하는 시를 여러 번 읽을 생각이다. 그러면서 영혼의 근육을 키울 생각이다.

나는 기쁘다/천양희

바람결에 잎새들이 물결 일으킬 때
바닥이 안 보이는 곳에서 신비와 깊이를 느꼈을 때
혼자 식물처럼 잃어버린 것과 함께 있을 때
사는 것에 길들여지지 않을 때
욕심을 적게 해서 마음을 기를 때
슬픔을 침묵으로 표현할 때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으므로 자유로울 때
어려운 문제의 답이 눈에 들어올 때
무언가 잊음으로써 단념이 완성될 때
벽보다 문이 좋아질 때
평범한 일상 속에 진실이 있을 때
하늘이 멀리 있다고 잊지 않을 때
책을 펼쳐서 얼굴을 덮고 누울 때
나는 기쁘고

막차를 기다리듯 시 한 편 기다릴 때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 쓰는 일일 때
나는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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