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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공약/원태연

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10월 26일)

오늘 아침은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중 여덟 번째 rule(규칙)인 "언제나 진실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말하는 지를 자세히 관찰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말하는 나와 조금 떨어져 관찰하고 판단하는 나로 분리해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자신이 하는 말 대부분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과 같이 다양했다. (1) 논쟁에서 승리하고 싶어서, (2) 좋은 자리를 얻고 싶어서, (3)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4) 원하는 걸 얻고 싶어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세상을 비틀고 왜곡하여 그런 거짓말을 합리화 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후, 양심이 반박하지 않는 것만 말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특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이런 습관은 무척 유용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진실을 말하면 된다고 했다. 좋은 생각이다.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좋은 규칙이다.

쉬운길을 택하는 것과 진실을 말하는 것.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두 방법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이 둘은 삶의 과정에 항상 함께하는 서로 다른 길이며, 완전히 다른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는 의도를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세상을 조작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정치적으로 행동했다'고 한다. 정보를 조작하는 거다. 정보 조작은 비양심적인 마케팅 담당자와 판매원, 유혹하는 기술이 뛰어난 바람둥이, 선동에 집착하는 이상주의, 대중의 관심을 원하는 광고업자, 전혀 다른 세상을 사는 정신질환자의 특기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처 그들을 조종하려고 할 때 쓰는 수법이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속내와 다른 사탕발림으로 남의 비위를 맞출 때도 이 수법을 쓴다. 세상을 조작하는 언어는 비열한 책략이고, 허위 구호이고, 거짓 선동이고, 가짜 뉴스이다.

이런 삶을 살면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 뒤틀린 욕망으로 옳지 않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조작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예들을 융은 "인생의 거짓말"이라 했다. 가능한 한 많은 예를 나열해 본다.
(1) 이데올기적 신념을 강요하기
(2)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3) 유능하게 보이기
(4) 서열의 상승
(5) 책임 회피
(6)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 채기
(7) 승진과 진급
(8) 다른 사람에게 주목 받기
(9) 모두의 호감 얻기
(10) 피해자인 척하여 이익 챙기기
(11) 냉소적 태도의 합리화
(12) 반사회적 세계관의 합리화
(13) 알면서 모르는 척하기
(14) 약한 척하기
(15) 성인군자처럼 말하기
(16)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기

'인생의 거짓말'은 인식과 생각, 행동으로 현실을 조작하려는 시도이다. 그래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미리 계획한 한정된 결과만 얻을 수 있다. '인생의 거짓말'에 의존하는 삶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 현재의 지식으로 선별한 '좋은 것'들이 미래에도 계속 좋은 것이라는 전제. 이 전제는 철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옳다고 생각해서 하는 행위가 미래에 틀린 것으로 판명될 수 있는 것처럼, 현재의 좋은 목표가 미래에는 의미 없는 목표로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 현실 세계는 있는 그대로 두면 견디기 힘든 곳이 된다. 이 전제가 타당하려면 두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먼저, 현실 세게가 본질적으로 견딜 수 없는 것이어야 하고, 또 현실이 얼마든지 조작하고 왜곡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웬만한 교만과 확신으로는 불가능하다. 합리성이라는 능력은 자만심으로 변할 위험이 크다. '내가 아는 것은 무조건 옳다. 그러니 모두 알아야 한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다. 자만심으로 인해 자기가 가진 것들에 애착이 생기고, 애착이 심해지면 그것들을 절대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어진다. 그러면 자기만의 유토피아를 정해 놓고, 그 유토피아를 실현하겠다며 삶을 왜곡한다.

우리는 일부 정치인들이 말하는 공약이 공약(公約)인지, 공약(空約)인지 잘 모른다. 어쨌든 언제나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하고,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인생의 거짓말을 직시해야 한다. 세상이 힘들더라도, 세상의 모든 골칫거리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상자 안에는 희망도 있기 때문이다.

공약/원태연

헤어짐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떠나버린 님의 마음을
그 전처럼 돌려주겠다고
가슴아픈 이별을 했더라도
하룻밤 아파하다
거짓말처럼 잊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이런 공약을 한다면
이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몰표를 얻을 수 있을텐데...
정치니 장난이니
투표 안 하고 만다던 나부터도
당장 그 사람 찍어줄텐데...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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