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모과꽃

생각이 비뚤어지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쉽게 말하고 행동한다. 모과나무처럼, 심사가 뒤틀렸으면, 모과 꽃 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이목을 끌지 않고 조용히 있었으면 한다. 아니면 지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생각의 결과들을 수용하고, 해석하고 확대하면서 자기 삶을 꾸리는 사람은 지적으로 게으른 사람이다.

지적 '부지런함'이란 단독자로 자신의 개성을 유지하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따라하기'의 '편안함'과 '안전함'에 빠지지 않고, 다가오는 불안과 고뇌를 감당하며 풀릴 길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붙들고 계속 파고 들어가 가능해지도록 '틈'을 벌리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답에만 빠지지 말고, 질문하는 사람이 지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다.

모과꽃/도종환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
꽃은 피는데
눈에 뜨일 듯 말 듯

벌은 가끔 오는데
향기 나는 듯 마는 듯
모과꽃처럼 피다 갔으면

빛깔로 드러내고자
애쓰는 꽃이 아니라
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

나무 사이에 섞여서
바람하고나 살아서
있는 듯 없는 듯

#인문운동가박한표 #파리10대학문학박사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도종환 #모과꽃 #와인비스트로뱅샾62